망고쌤과 함께 뚝딱뚝딱 프로젝트로 만든 노래를 음악 시간에 들려줬다.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 중 몇몇이 연습을 한다며 악보를 집으로 가져갔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일주일 후 한 학생이 내게 다가왔다. 평소에 리코더 연주를 좋아하는 친구다.
"쌤, 저 쿠팡에서 알토 리코더 주문해서 어제부터 손가락 연습하고 있어요. 쌤이 만든 곡을 제가 연주하고 싶거든요."
어머나, 감동이다. 망고쌤과 만든 노래는 너무 낮아서 소프라노 리코더로는 연주가 불가하다. 이 친구는 우리 곡을 연주하기 위해서 심지어 새로운 악기를 구매까지 한거다.
알토리코더는 소프라노보다 길어서 음정이 4도 낮다. 소프라노는 다 막으면 '도'지만 이건 '파'라서 처음 배우면 헛갈려서 익숙해지기 위한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아이는 오로지 이 곡을 연주하기 위해 이 수고스러움을 참고 연습을 한거다.
"선생님, 제가 핸드폰에 집에서 연습한거 녹음해왔는데 들어 보실래요?" 아이고, 웃음이 나왔지만 아이를 실망시킬 수 없어서 그러자고 했다. 꼬마 친구의 도레미파솔 연주를 들으니 소리가 나쁘지 않았다. 이젠 연주도 할 수 있을 실력인데 싶어 반음계도 가르쳐 주었더니 글쎄 이번 주 음악시간에는 악보랑 알토 리코더도 챙겨온거다. 세상에나!한음 한음 정성껏 연주하는 모습이 참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