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교실에서 아이들이 수업한 그림을 만났다. 처음에는 칠판에 학생들 작품을 자석으로 붙여 놓은 줄 알았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아니, 스앵님, 어찌 하시렵니까.
스텝 원. 첫 단계는 연필로 고래 모양 테두리를 그리기다. 고래 머리 위에 물을 뿜는 분수모양도 놓질 수 없다. 연필과 지우개를 가지고 스케치를 하시며 선생님, 내게 오늘 한 아이가 "선생님은 잔소리 대마왕이에요!" 했다는 이야기를 전하신다. 어린이, 애정이 없으면 잔소리도 안 한단다. 감사하게 여기렴.
스텝 투. 파스텔로 색을 입히고 손바닥으로 비벼 하늘색 고래를 완성한다. 내가 손 더러워진다고 휴지로 닦으시면 어떠냐고 거들었다가 그러면 제대로 표현이 안 된다고 단칼에 거절당했다. 예술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구나.
스텝 쓰리. 진한 남색으로 테두리를 표현하고, 귀여움을 강조하기 위해 각각 다른 색으로 포인트를 준다.
48색 파스텔이 있어서 행복해 하시는 우리 선생님! 내일 아침 '우와'하고 감탄사를 내뿜을 꼬마들의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