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서 예상 밖의 장면을 만났다. 일단 어마어마한 작품 크기에 놀랐다. 그다음으로는 이게 '절규'로 유명한 화가 뭉크의 작품이란 사실에 또 한 번 더 놀랐다.
어둠을 밝히며 환한 빛을 내뿜는 이 희망찬 그림의 제목은 '태양'이다. 이 그림은 오슬로대학 100주년 기념관 대형 벽화에 걸렸던 그림이라고 한다.성인 남성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캔버스의 높이를 보라.
암울하고 불안한 표정의 스크림을 그렸던 뭉크가 이런 밝은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5세에 어머니를 여의고 친누나와 남동생까지 모두 잃어버린 고통스러운 가족사를 가진 뭉크.유년기에 느낀 죽음의 공포 이후 불안을 늘 그를 따라다녔다.그러나 끝내는 해피엔드다. 생의 마지막 시절, 노인이 된 그의 자화상에서 생의 고통을 담담하게 마주한 그의 얼굴을 발견한다. 소스라치게 놀라 비명을 내지르는 해골바가지는 이제 없다.
작품 속의 태양을 보면 그가 마침내 자신의 마음에서 행복을 찾아낸 것 같아 내가 다 뿌듯하다.생의 두려움을 당당히 맞서 극복한 그의 초인적인 의지가 멋지고 존경스럽다.
그의 고국 노르웨이에서 뭉크는 국민들에게 존경과 사랑받아 지폐에 그의 얼굴이 그려져 있을 정도란다. 거의 세종대왕, 신사임당, 이순신 급인 거다.
삶의 초년기, 중년기, 장년기 시대에 따라 인간적으로 얼마나 고통과 좌절을 겪었는지 살펴보니 그가 그린 그림 태양이 더 소중하고 귀하게 느껴진다.
여름방학에 다녀온 예술의 전당 뭉크 전시 이후 그의 삶이 더 궁금해졌다. 요즘에는 도서관에 가면 음악 서가보다 미술 관련 책을 더 많이 빌려보게 된다. 속사정과 스토리를 알게 되니 화가의 작품을더 사랑하게 된다. 언젠가는 뭉크를 만나러 노르웨이에 꼭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