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유치원보다 밥이 맛있어서 좋아요!

우리 학교 급식은 신라 호텔 수준이다.

by 리코더곰쌤

전근 온 이번 학교의 급식 메뉴는 진짜 대단하다. 언제나 오늘의 급식 반찬은 뭘까 기대하며 출근한다. 우리 영양 선생님은 너무 음식이 맛있어서 초빙으로 10년간 전임지에서 근무하신 분이시라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무릎을 쳤다. 그럴만해! 인정!


언젠가는 식후 디저트로 나온 요구르트가 맛이 너무 맛있어서 당연히 시판인 줄 알고 여쭤봤더니 글쎄!!!! 학교에서 직접 만드신 것이라고 하신다. 진짜요? 학교 근처에 사시는 조리원 분 중 한 분이 퇴근 후 저녁에 다시 한번 급식실에 나오셔서 발효를 한 번 더 하셨다고 하셨나? 발효된 것을 냉장고로 넣으셨다고 하셨나... 아무튼... 품격 있는 맛이었다. 이렇게 메뉴 하나에도 정성이 그득했다.


우리 영양 선생님께서 워낙 오븐을 다루는 요리를 잘하셨고, 냉동식품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카레를 할 때에는 무수분으로!!! 카레여왕 카레를 사용하셨고 고기의 질도 이렇게 좋을 수가!!! 같은 가격과 동일한 재료로 신라호텔급 감동과 감탄의 점심시간을 만들어 주시는데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작년 초에 코로나로 인해 급식을 할 수 없자 아이들 각 가정으로 농산물 꾸러미를 배부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그때, 우리 학교에서 컴퓨터를 제일 잘하시는 남자 부장님이 구글로 각 학부모님들이 신청하게끔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셨었다. 원래 이 일은 영양선생님이 주관이신데 부장님이 본일 일처럼 발 벗고 도와주신 거다.


그날 우연히 급식실에서 부장님 앞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부장님~ 요즘 고생이 많으시죠?" 인사드렸더니 "후훗. 모두 힘들죠~"하시는데 정말 피곤 가득한 얼굴이셨다. 그런데 그분이 국물을 한 숟갈 떠 드시더니.. 눈이 동그래지시는 것이 아닌가? 그날 메뉴는 바로 얼큰한 국물이 일품인 소고기 육개장이었다! 뜨끈하고 시원한 국물을 몇 수저 드시더니 바로 공깃밥을 말아서 드시며 폭풍 흡입을 하셨다. 단 한 마디의 말도 없이!!! 함께 나온 섞박지는 진짜 딱 알맞게 익었고, 치즈 계란말이와 야채샐러드도 곁들여져 있었다. 물론 직접 만든 샐러드 소스도 일품이었다. 아... 하나하나 모두 다 진심으로 맛있었다.


만족스러운 식사 후 부장님이 하신 말씀을 난 잊을 수 없다. "앞으로 우리 영양선생님 나한테 혹시라도 뭐 부탁하시면 진짜 성심 성의껏 도와드릴래. 아! 진짜 사람을 행복하게 맛있는 맛이다." 나지막이 읊조리는 그분의 어투도, 찐으로 감동한 그 표정도 다 기억난다. 내 기억에도 세상에 태어나서 먹은 육개장 중 최고였으니까!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는데 배는 부른데 멈출 수 없는 바로 맛!


우리 1학년 꼬마들도 유치원 다니던 때보다 초등학교가 뭐가 더 좋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음, 유치원보다 밥이 훨씬 더 맛있어서 좋아요. 우리 학교 급식 반찬 정말 최고예요! 우리 엄마 반찬보다도 더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