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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코더곰쌤 Oct 21. 2024

본캐는 사서교사 부캐는 아티스트

꽃을 사랑한 다람쥐의 정원, 김윤서 작가 전시회

"철수야, 네가 신청한 책 지금 방금 도서관에 들어왔으니 얼른 와서 빌려 가렴!"

지난 학교에서 함께 근무한 우리 쌤은 학교에 모든 구성원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한 사랑스럽고 존경스러운 사서쌤이다.

그 봄날, 벚꽃(김윤서)

일단 전교생의 이름을 외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데 아이들의 관심사까지 기억하는 것이 포인트다. 그런데 이 분의 손재주가 또 어마 무시하다. 취미로 배우던 공예 실력이 프로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이렇게 나의 옛 동료는 인사동에서 작품 전시회를 열게 되었다. 본캐는 사서 교사 부캐는 아티스트인 셈이다.

어느 날, 산책길(김윤서)

사진으로는 양귀비와 패랭이의 정교함이 모두 담기지 않아 아쉽다. 저 꽃이 다 직접 천을 염색하여 만든 작품이다.

민들레의 봄(김윤서)

보통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데 약 8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워낙 정교한 작업이라 집중하며 일하다 보면 허리도 아프고 목도 뻐근할 법하지만 완성품이 딱 나오면 그 모든 어려움이 싹 날아간다고 한다.

벚꽃의 찰나(김윤서)

사랑스러운 분홍 벚꽃을 표현하는 레진 작품 '벚꽃의 찰나'.

천 개의 숲(김윤서)

그리고 꽃다람 정원의 시그니처 작품, 도토리. 작품 활동으로도 바쁘고 정신이 없을 텐데. 언제 이렇게 준비를 한 걸까. 옹기 속에 들어 있는 도토리까지 클레이로 만들고 구워서 실사판 끝판왕을 만들어버렸다. 그 정교함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새벽녘 은방울(김윤서)

아름다운 사람만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수 있나 보다. '영롱함'이라는 단어를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면 바로 우리 선생님일 것이다.

새벽녘 은방울(김윤서)

여기에 있는 작품들처럼 맑고, 세심하고, 곱고 아름다운 사람이다.

책과 아이들을 너무도 사랑하는 우리 쌤은 얼마 전 중학교로 발령이 나셨는데 중학생들에게 추천해 줄 필독 도서를 먼저 읽느라 바쁘시단 말에 혀를 내둘렀다. 살다 보면 참 감사한 만남이 다 싶은 인연이 있는데 우리 쌤이 꼭 그렇다.

본캐와 부캐 모두 최고인 N잡러 아티스트가 나의 막역한 동료라는 게 어찌나 자랑스러운지!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멋진 우리 선생님의 앞날을 함께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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