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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통성 있는 물질 우블렉

액체인듯 액체아닌 고체같은 너

by 리코더곰쌤

"우와, 이거 액체 괴물 같이 생겼는데 주먹으로 치면 딱딱해져요!"

과학 수업 준비를 하다 '우블렉'이라는 낯선 단어를 만났다.

우블렉은 약한 힘을 가하면 흘러내리지만 주먹으로 내리치면 딱딱해진다.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준비물은 달랑 옥수수 전분과 물, 이 두 가지 물질을 2대 1로 섞어주면 끝이다.

요상하고 신기한 '우블렉' 만들기에 아이들은 열광했다. 나 역시 액체 괴물과 슬라임만 알았지 우블렉은 처음 만들어본다. 밀가루 반죽과 다르게 액체와 고체의 모든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물이 얼음이나 수증기로 변하는 것을 가리켜 '뉴턴 유체'라고 하며 힘이 가해지는 크기에 따라 상태가 바뀌는 물질을 '비뉴턴 유체'라고 하는데 우블렉이 대표적인 예다.


오늘은 실험용 가운을 처음으로 입어 보았다. 백 프로 옷을 버릴 것 같았는데 앞치마나 팔토시는 없고 말이다. 어찌할까 하다 과학 실무사 선생님께서 학기 초에 건네 주신 가운이 생각났다. 평소와는 다른 나의 차림새에 아이들은 깜짝 놀라더니 이내 의사 쌤 같다는 둥, 영양사 선생님 같다는 둥 귀엽게 조잘댔다. 친구들, 선생님도 옷에 흰색 가루 묻히기 싫단 말이다!


"전분은 반죽하니까 밀가루랑은 또 다른 기분인데요? 마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이에요!"

흰색 가루가 얼굴과 옷에 잔뜩 묻어도 아이들 표정은 싱글 벙글이다. 나 역시 동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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