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우리 공연할 때 꼭 보러 오셔야 해요!" 그럼 그럼. 너희 영상 찍어주러 나도 강당 갈 거야. 바야흐로 학예회의 계절이 돌아왔다. 덩덩덕 얼쑤! 박자를 몸으로 타며 흥겹게 북을 치는 모습을 보니 그간의 연습 흔적이 그대로 느껴진다.
난타 공연의 백미는 파워가 가득한칼군무가 아니던가. 미소 가득한 표정으로 절도있는 동작까지 소화해내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감동이 밀려왔다.오와 열을 딱딱 맞추는 것이 리틀앤젤스 단원 못지않네. 너희가 나한테 꼭 보러 오라고 신신당부 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구나.우레와 같은 박수가 절로 나온다.
이번에는 학교의 제일 막내 1학년 아가들의 무대다. 단체로 옷까지 맞춰 입으니 노란 병아리가 된 아이들. 꼬물대는 모습마저 귀엽고 사랑스럽다.
어머나, 공연 중에 갑자기 동작을 잊어버린 아이를 발견했다. 황망한 눈빛을 보고 있자니 나까지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갈 곳 잃은 팔과 다리, 멈춰 선 동작!아니 이거 대재앙 각인데?
1학년 꼬마가 울면 어떡하나 걱정되었는데 급히 수습 되었다. 알고보니 기억력 대신 융통성이 좋은 어린이였다. 스을쩍 곁눈질로 남의 동작을 한 번 보더니 기억이 되살아났는지 별 탈 없이 공연을 마무리한다. 과연 문제 해결력이 탁월한 아이다. 구경하는 나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가슴이 콩닥콩닥 떨렸던 공연이 드디어 끝났다. 큰 박수를 받고 홀가분한 표정으로 무대에서 내려오는 아이들의 얼굴에 뿌듯함이 가득하다.
오늘은 내가 주인공! 빛나는 조명 아래에서 화려한 축제를 벌인 아이들. 햇과일과 햇곡식을 수확하는 가을처럼 1년 동안의 알찬 결실을 뽐낸 모든 친구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더불어 이 아이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내신 담임쌤들께도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모르긴 몰라도 학예회 두 번 했다가는 쌤들의 목소리가 강제 명창 되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