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타임머신으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과거에 못 한 일을 지금 하며 살고 싶다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을 탄다면 첫 발령 받은 1년차 겨울방학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래서 리코디아에서 열린 리코더 직무연수에 참여해보고 싶다.
신규였던 난 그 당시 선배들을 우르르 따라가 겨울방학 내내 관심도 재미도 없던 직무연수를 들었다. 의미없는 시간이었다. 그 당시 한 선배에게 "리코더 연수는 어때요?"물었다가
그런 거는 왜 배우냐고 핀잔만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 그 때 난 '선배님들, 저는 다른 연수를 들을께요.' 말해야했다. 이 좋은 걸 더 먼저 배웠으면 얼마나 더 행복했을까 싶다. 리코더와 더 오래, 깊이 만날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아니다. 다시 대입원서를 쓰는 때로 돌아가 문헌정보학과나 도서관학과에 가는 것도 좋겠다. 고등학교 때 내 친구 한 명이 문헌정보학과에 가서 사서가 되었다. 책과 함께 사는 인생이 너무 멋져 보인다. 그 때 그 아이를 따라갔어야 했다.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무용을 배워보고 싶다. 실제로 엄마를 졸라 무용학원 문턱에 가 본 적도 있다. 그런데 부모님이 무용은 돈이 많이 든다고 배우지도 말라고 하셔서 참 속상했다. 실제 초등학교와 중학교 1학년때까지 내가 제일 빠져있었던 건 춤이다. 음악을 들으며 움직이는 것이 그렇게도 좋았다. 언제나 특별활동은 무용반이었다. 고등학교 때에도 무용시간이 참 즐거웠다.
인생의 타임머신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만약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여러 사정으로 못했던 일은 지금 현재 내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이정표가 된다. 생각해보니 지금이라도 춤을 출 수도 있다. 꼭 사서교사가 아니더라도 책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많으니 안타까워만 할 일은 아니구나. 비록 늦었지만 리코더도 계속 불고 있네.
2025년 나의 비전 보드 지도에 위에 3가지 키워드를 다 적어야겠다. 악기, 책, 춤. 내가 걸어가야 할 방향성이 더 확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