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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Jul 16. 2023

행운이 너에게로 달려가고 있어, 양시영 작가의 발견

코엑스 Urban break 어반브레이크 2023에 다녀오다

팝아트, 미디어 아트, 웹툰, 인공지능을 이용한 그림 등등, 미술계의 최신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기 위해 코엑스 '어반브레이크 2023' 전에 다녀왔다.

나는 운이 좋게도 지인 찬스로 초대권을 받을 수 있었다. 부스 G-42 올리비아박 갤러리에서 VIP 초대장을 받아 드디어 전시장으로 입장! 두둥!


힙한 작품들 중에 내 마음을 사로잡은 원픽은 바로 양시영 작가의 '키스'. 그림이 전해 주는 따뜻함과 몽글몽글함에 매료되어 한참을 그림 앞에 서 있었다.


저 따사로운 노란 배경, 그림이 전해주는 사랑스러운 마음! 설렘 가득한 풋풋하고 달달한 향기가 캔버스 밖까지 전해진다.

서로를 바라보는 연인의 모습은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것일까? 분명 이 작품은 작가님이 사랑하는 연인을 생각하며 그린 작품임이 틀림없을 듯! 아, 예술가의 뮤즈님, 진짜 행복하시겠다.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순수함과 자연스러움, 알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넘친다. 맨 위 두 작품의 제목은 웃고 있는 여인 시리즈. 가운데는 비슷한 듯 다른 꽃병 그림 두 점 시리즈! 중앙에 위치한 꽃화병을 빼면 토끼 두 마리가 마주 보고 있는 재미난 공간 배치가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 큐레이터분 일 잘하시네! 참신한 아이디어 칭찬해 드립니다.


네잎클로버와 함께 있는 토끼 두 마리는 "행운이 너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라고 이야기해 주고 있는 듯하다. 오동통한 토끼야 나에게도 행운을 가져다주겠니?

가만히 살펴보면 모든 그림에 다 꽃들이 만발하다. 하나하나 보면 이런 모양이다. 놓칠 수 없다! 생동감 넘치는 저 붓터치를 보라! 붓터치가 아주 시원시원하다.

강렬한 원색을 사용한 대담한 드로잉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아이들이 크레파스를 이용해 테두리를 그리듯 윤곽선을 도드라지게 강조한 페인팅. 무질서 속의 질서, 균형감과 비례감, 대칭감을 극대화되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나타낸다. 이게 바로 묘한 카타스시스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자 관객에게 유머를 던지는 부분임! 아. 좋다.

전시를 관람하며 전시 관계자분께 전해 듣은 이야기인데 양시영 작가는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발달 장애인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님의 그림마다 순수함과 열정적인 집중력이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비비드한 칼라에 응축되어 있는 강한 에너지와 파워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이 작가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검색해 보니 내가 좋아하는 래퍼 빅나티 서동현님과도 콜라보 작업을 한 적이 있단다. 이럴 수가! 어쩐지, 천재는 역시 천재를 알아보는 법이지!

양시영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는 뭐니 뭐니 해도 '사랑'이다. 여자 친구, 어머니, 주변 사람, 꽃, 토끼, 네 잎클로버의 공통점은 작가가 사랑하는 내 주변 보통의 것들이다. 거대담론을 논하며 인생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이냐 이야기하는 철학자의 궤변보다 평범한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능력을 가진 예술가가 나는 더 좋다. 양시영작가님은 정규적인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찐 천재라고 한다. 그래서 더욱 개성 있는 자기만의 표현이 가능한 게 아닐까? 아이 같은 순수함과 열정을 가진 양시영 작가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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