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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Aug 10. 2023

공저 도서 출판 계약

공저  도서 출판 계약, 프롤로그 작성

몽글책학교의 글이 출판되게 되었다. 만세! 원래는 전자책으로 출판하고자 하였으나, 우리의 대장님 김진수 선생님의 각고의 노력으로 정식 출판을 하게 되었다. 계약서에 있는 내 이름을 보니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계약금도 들어왔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


전자책으로 만들어져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했는데 정식 출판이라니, 이게 무슨 일이래~한 달동안 매일 카톡방에서 서로의 글을 읽어주고 창작을 독려하며 어느새 가족처럼 끈끈해진 우리의 글쓰기 동지 19명은 모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지면 관계상 6월 한달 동안 쓴 글 중 각자 세 편의 글을 뽑아 책 속에 담기로 하였다. 이걸 선정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내가 쓴 모든 글에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챕터별로 주제에 적합한 글 한 편씩을 선정하게 되었다. 퇴고를 하고, 전체적인 타이틀을 잡고 제목과 부제도 선정했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 위해 수많은 작업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광스럽게도 내가 머리말을 쓰게 되었다. 골머리를 싸매고 글을 써 본다. 내가 혼자 일기장에 쓰는 글과는 다른 부담감이 나를 짓눌렀다. A4 한 장 분량의 글을 쓰는 데 무척 많은 시간이 걸렸다. 쓰고 지우고 몇 번을 반복했다.

처음 쓴 프롤로그는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나도 모르게 너무 무겁게 써 버렸다. 우리 몽글책 학교는 선생님들의 내밀한 마음속 기쁨과 슬픔, 보람과 행복을 담은 에세이집인데 머리말이 너무 비장하다. 김진수 선생님께 피드백을 부탁드렸더니 너무 절망적인 아픔이 느껴진다고 하신다. 어쩔 수 있나, 다시 써야지.


저도 한때는 ‘제 직업은 선생님입니다.’라고 자랑스럽게 대답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누가 제 직업을 물어보면 “공무원이요.”라고 대답합니다. 괜히 선생님이라고 대답했다가는 상대로부터 부러움 가득한 눈으로 “어머나, 방학 있으셔서 좋겠네요!”라는 불편한 시선을 받을까 봐 그렇습니다. 사회적으로 ‘교사’라는 직업군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선입견이 있습니다. 천사 같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편한 직장,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는 최고의 근무처 등등의 단어가 떠오르네요.

학부모 민원으로 담임 교체를 당한 선생님, 아동학대로 고소당한 선생님, 학생에게 맞아서 정신과 진료를 받는 제 동료들을 보면 이 직업은 극한 직업이지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해 주는 직업은 아닌 듯합니다. 천사 같은 아이들도 일부 있지만, TV 프로그램에서 보듯 ‘금쪽이’들도 한 반에 서너 명은 기본으로 있습니다. 말이 좋아 금쪽이지, 가정에서 엄마 말도 안 듣는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선생님 말씀을 들을 턱이 없습니다. 교육환경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금쪽이와 금쪽이의 부모들로부터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생 대다수를 보호할 수 있는 어떤 조치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교권’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교권이라고 하면 교사에게 대단한 권력을 주는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교권은 ‘가르칠 수 있는 권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지금의 교실에서는 정상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그 어떤 권리도 교사에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게 미국처럼 뒤로 나가라고 하고 복도에 서 있게 하면 정서적 학대로 아동학대 신고를 받습니다. 아동의 수업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학부모로부터 민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친구를 때리는 학생을 말리는 일도 참 조심해야 하는 일입니다. 말로만 경고해야지 교사인 제가 함부로 손을 대었다가 아동학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는 학생을 깨우는 일도 안 될 일입니다. 성추행의 소지가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학생이 때리면 그냥 맞아야 합니다. 방어했다가 아이 몸에 멍이라도 들면 저는 감옥에 가야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교사, 교실, 교육에 관한 이슈가 뜨거운 요즘입니다. 지금의 교육 현실은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갯속을 걸어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고, 잘못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두렵고 무섭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기가 떨어져 있는 교육환경에 속에서도 교육을 천직으로 여기며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자 노력하는 전국 방방곡곡의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책의 제목에 부제를 ‘대한민국 교사들의 고군분투기’라고 정했습니다.
 
여기 평범해 보이는 교육의 일상을 담담히 적은 열아홉 분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먼저 교직을 경험한 선배들이 후배 교사들에게 전해주는 교무수첩 속 기록들이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교실 속 삶의 흔적을 성실히 기록해 놓은 선생님들의 글에서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힘든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교실을 지키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선생님을 응원합니다.


그래서 또 다시 썼다. 두 번째는 다행히 통과다. 아니, 아직은 모른다. 출판사에 다시 보내고 피드백을 받아봐야 알 것 같다. 힘을 빼고 최대한 가볍게 써보려고 용을 썼다. 아! 모순적이다. 가볍게  글을 쓰려고 노력을 하다니!


지난 6월 한 달은 제게 참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교사들의 글쓰기 모임인 ‘몽글책학교’에 참여해 교육에 진심인 열아홉 분의 멋진 선생님들을 알게 되었고, 그분들과 함께 매일 글쓰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밀알샘 김진수 선생님이 기획하신 이 모임은 몽글몽글한 교실 속 이야기들을 발견하고 기록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글쓰기 모임에 참여한 열아홉 분의 선생님들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교실 속에서 만난 아이들, 학교, 동료 교사, 자기 자신에 대해 관찰하고 성찰하여 꾸준히 기록했습니다.
 
매일 글을 쓰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글을 쓰는 시간과 장소를 확보부터 하는 것이 제일 중요했습니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더라도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글을 쓰리라 굳은 의지가 필요했습니다. 바쁜 학교 생활 틈틈이 글감을 생각하며 단 몇 줄의 글을 써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어떤 선생님은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버스나 지하철에서 글을 쓰셨고 또 어떤 선생님은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을 활용하셨습니다. 자정이 넘은 시간 아이들 재워놓고 글을 쓰시는 선생님들도 계셨지요.


선생님들의 교단 일지는 시간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패들렛에 올라왔습니다, 글 벗들은 서로의 글에 답글을 달며 고된 하루를 보낸 동료들의 삶에 위로와 공감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만약 혼자 한 달 동안 글쓰기를 하라고 했으면 아마도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김진수 선생님과 유영미 선생님은 우리 선생님들의 글쓰기 감독과 코치로 앞에서 밀어주고 뒤에서 힘을 실어 주셨습니다. 특히 유영미 선생님은 언제나 밝고 유쾌한 미소로 여러 선생님을 응원하며 글을 쓰며 사는 삶이 얼마나 행복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를 몸소 증명해 보이셨습니다. 새벽에 글을 쓰신다는 김진수 선생님의 이야기에 저도 따라 해 봤습니다.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글을 쓰는 그 시간이 정말 소중하고 행복하게 느껴지더군요.


한 달간의 글쓰기 체험을 통해 소소하지만 든든한 글쓰기 근육이 생겼습니다. 평범하다고 여겼던 일상의 순간들이 글감으로 변화하게 되니, 삶의 모든 순간이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모습도 예전과는 다르게 보였습니다. 아이들의 행동, 태도, 말까지도 더 주의 깊게 관찰하고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여기 평범해 보이는 교육의 일상을 담담히 적은 열아홉 분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책은 크게 교육, 배움, 사랑 이렇게 세 주제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부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실 속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2부에서는 가르치고, 이해하고, 서로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배움의 과정을 기록했습니다. 3부에서는 교실 속에서 찾은 기쁨과 슬픔의 순간을 적어보았습니다.


혼자만 알기 아까운 교직 생활의 꿀팁들은 에피소드 말미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먼저 교직을 경험한 선배들이 후배 교사들에게 전해주는 교무수첩 속 기록이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교실 속 삶의 흔적을 성실히 기록해 놓은 선생님들의 글에서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힘든 현실 가운데에서도 묵묵히 교실을 지키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선생님을 응원합니다.


몽글책 학교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했다. 수 많은 멋진 선생님들을 알게 되고, 그 좋은 에너지에 감탄했다. 매일 쓰는 일은 힘들지만 즐거웠고 보람찼고 그 결과물  역시 너무 좋다. 공저 출판이라니! 인생의 위시리스트들이 하나 둘 채워지는 요즘이다. 행복하다.


몽글책 학교 덕분에 인생에 위로가 되고 기쁨을 주는 글쓰기 루틴을 선물받았는데 내 이름으로 된 책까지 만들어진 것이다. 이거야 말로 금상첨화 아닌가? 너무 좋다. 대장님! 해피유쌤! 몽글책 학교의 모든 식구들 너무 감사해요!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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