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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주 Sep 16. 2019

세상 사는 이야기

태엽시계

태엽시계를 하나 샀다.

이지은 변호사님이 가보라는
부여의 자온 길이라는 곳에 갔다가 우연히 들어간 이쁜 카페에서였다.

그곳에 태엽시계가 있었다.
우선 주인에게 작동하나요라고 물어봤더니 글쎄요라고 하더니 태엽을 감아보였다.
멈췄던 시계가 째깍째깍 가기 시작했다.

난 가슴이 뛰었다.
어렸을 때 우리 집엔 커다란 괘종시계가 있었다.

매일매일 태엽을 감아줘야 했던 그 시계가 난 무척 좋았다.
내가 감아주면 시계가 멈추지 않고 간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좋았다.

아주 커다란 그 괘종시계는 어느 날 집수리를 하러 온 아저씨가 건드려서 그만 떨어졌고 망가졌는지 시계는 멈추고 말았다.
부모님은 그분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
일당이 얼마나 되겠니라며.

그리고 우리 집의 태엽시계는 그때부터 없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가끔 그 시계가 생각났었는데, 그 엔틱 가게를 겸한 찻집에서 태엽시계를 마주했던 것이다.

난 시계를 사고 너무 좋았다.
이 시계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라며 검색해보았다.
Wehele라는 시계는 독일에서 만들어진 시계였다. 1857년 Emilian Wehrle에 의해서 설립된 고품질 음악 시계 제조로 유명한 곳이란다. Wehrle은  뻐꾹 시계의 산지로 유명한 블랙 포리스트의 유명한 시계 제조회사이기도 하단다.

검색해보니 태엽시계가 아직 꽤 유통되고 있었다.
그것을 몰랐었구나.
지금 거실에 있는 나에게 시계가 째깍째깍 거리며 가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어쨌든 갖고 싶었던 수동 태엽시계를 가져서 좋다.
이번 여행의 기념품이 되었다.

#부여 #자온 길 #태엽시계 #보이차가 맛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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