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 다운증후군 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며
얼마전 큰딸이 광고촬영을 했다. 예쁘게 나왔네...^^
우리 가족은 7명이다.
나와 아내, 다운증후군 큰딸, 하늘에 있는 큰아들, 언니를 유난히도 사랑하는 둘째딸, 하늘에 있는 형을 끔찍히도 사랑하는 작은아들 그리고 형들과 누나들을 사랑하는 막내아들.
우리 가족의 시작은 누구나 그렇듯이 나와 아내의 결혼으로 시작했다.
가족은 다섯명의 아이들(우리는 '독수리 5형제'라고 부른다.)과 함께 일곱식구가 되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나를 나타내고 나를 세우려는 일종의 '성취욕구'가 대단히 높다.
그런데 성취욕구를 가진 인간마음의 중심을 잘 들여다 보면, 그 안에는 나를 높이고 스스로를 위대하거나 혹은 잘난 사람으로 세우고 싶은 마음이 존재한다.
그래서 나의 성취욕구를 어느 정도 성취했다고 느끼는 순간, 동시에 다른사람과의 비교를 하게 된다.
소위 말하는 일반인 또는 정상인들은 상대적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하여 '내가 그들보다는 그래도 조금 나은 편이고, 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잘 들여다 보면, 그냥 뭐 장애를 가진 사람들 보다 못한 인간군상들도 참 많다.
나는 장애를 가진 장애인 딸을 둔 아버지다.
나도 장애인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의 삶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분명히 말하지만 쉽지 않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고, 괜찮은 척하고, 담대한 척은 했지만 마음 중심에서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어쩌면 마음으로 내 딸을, 장애를 가진 내 딸을 인정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것은 결국 나의 '성취욕구'나 '잘남'을 나타내는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벌써 다운증후군 장애인 큰딸이 성인이 되어 20대중반을 살아가고 있다.
그동안 참 많은 일들과 많은 경험들이 있다. 부모로서 가족으로서.
다운증후군 뿐만아니라 다른 장애를 가진 자녀나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우리 시대 부모와 가족들이
마음에서 장애를 받아들이고 그들을 인정하며 그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마음의 세계를 나누고 싶다.
이제 그 마음의 세계, 마인드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변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까 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장애를 가진 분들이 많고,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희망도 있고, 억울함도 있고, 불편함도 있다.
왜 굳이 이 시점에서 내가 이 이야기를 시작하는가에 대해 생각했다.
한마디로 정리하고 싶었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그것을 하나하나 찾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