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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고캐런 Jun 09. 2016

여행자의 이름으로 재조명해 보는 아프리카 여행 기억

월드컵 경기가 열린 남아프리카 공화국 in Cape Town 편

작성 이유 : 아프리카에서 월드컵이 개최된다는 소식을 듣고 당시에 적었던 여행기

사진 설명 : 아프리카 여행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여러나라를 방문하게 되는데 아래 사진은 아프리카 여행지에서 찍은 여러 명소들의 사진으로 구성하였다 (사파리 여행중에 찍은 야생동물사진과 잠비아와 짐바브웨 사이에 있는 빅토리아 폭포 사진 포함)



여행기를 더 재밌게 표현해준 한장의 그림 (Cartoon by 구민정)


남아공 월드컵 덕분에 아프리카 대륙이 새롭게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여행 좀 한다는 사람들도 멀리 중남미와 아프리카를 마지막 코스로 간다고 하는데, 멀기도 멀고 대륙의 위치도 틀려서 계절마저 반대인 나라를 정말 다시는 못 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도 큰맘 먹고 여권에 도장을 팍 찍었던 곳.


케이프타운 시내 전경


그래서일까? 현재의 남아공 열기가 왠지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여행했던 5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에서의 첫 월드컵을 준비하는 남아공은 여기저기 공사를 한참 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참 느긋한 공사현장을 보면서 과연 이 나라가 월드컵을 잘 치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 것도 사실이다.




당시 케이프타운에 살고 있는 한 교민이, 


“이 나라 국민성으로 볼 때 월드컵 전에 경기장이 완성이나 되면 그나마 다행인데~ 여기저기 벌려놓은 도로공사가 과연 끝은 나는지 모르겠네요”.


살다 보면 이방인의 시선보다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해석이 맞기 마련인데, 잠시 머물다 가는 여행자의 입장에서 봐도 조금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었다. 그래도 아프리카에 이런 경기를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 대륙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 기회는 없어 보이므로 일단 축하하는 마음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여전히 나의 관심은 월드컵 경기 그 자체보다 그들이 어떻게 이 축제를 준비해왔고 세계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이번 월드컵 행사를 통해 국민들은 무엇을 배우고 나라는 어떤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인지, 여기에 더 관심이 쏠리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언론을 통해 아직 공사 중인 현장을 볼 때는 괜히 마음이 불안해졌고 5년 전 방문 당시의 불안한 느낌이 다시 시청자로서의 불안으로 바뀌면서 괜히 이런 보도를 하는 언론의 보도를 일부러 무시하려고 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잘할 거야, 해내고 말 거야….. 라며 오랫동안 멀리서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약간은 위태위태하게 흘러가고 있는 남아공 월드컵 분위기이지만 제발 무사히 끝나기를 여태 기도하며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결국 2010년 6월 11일, 드디어 월드컵은 시작되었고,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과 선수들의 흥분 속에 각 나라에서 속속 도착한 원정 응원단까지, 지금 남아공은 사상 유례없는 축제의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새까만 대륙에 넘치는 이러한 형형색색의 물결을 보며 다시 한번 남아공의 긴 준비기간을 축하해주고 싶다. 물론 여행자로서의 감정이 더 크게 작용해서 지금 남아공에서 벌어지고 있는 월드컵 축구에 대한 관심보다는 지금 현지 주민들은 이 축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국민들의 일상은 어떻게 좀 달라졌는지, 국가의 리더들은 이런 준비속에 얼마나 많은 경험과 공부를 하게 되었는지, 이런저런 그들의 마음고생이 더 궁금하지만 말이다.



사실, 입법부의 수도가 있는 케이프타운의 전경은 시드니의 항구 풍경에도 전혀 뒤지지 않고, 
화려한 도시의 매력은 런던보다 놀랍기에 항구면 항구, 해변이면 해변, 
어느 것 하나 여행자를 위한 관광지로서도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파리 투어와 킬리만자로만이 아프리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아니지 않은가!


여행 좀 다녔다는 나로서도 과연 하루 종일 비행기를 타면 어디까지 가게 될까라는 호기심으로 싱가포르를 경유해서 요하네스버그까지 장장 22시간을 날아간 곳이 바로 아프리카 대륙이었고 그 시작점은 바로 지금 월드컵이 치르지고 있는 남아공이었다.


나름 여행 체력은 된다고 큰소리치며 사는데도 정말 (거리가) 멀긴 멀고 (비행시간이) 길긴 길었다. 하긴 이 정도 각오도 없이 아프리카 여행을 꿈꾼다는 건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지만 그래도 멀리 떠나는 여행은 확실히 마음에서부터 단단히 부담스러운 준비를 하고 체력도 챙기며 자기와의 싸움을 해야 한다.



그렇게 멀리 날아가버린 아프리카에서 처음 도착한 요하네스버그 공항을 빠져나오자마자 바라본 남아공의 첫인상은 아프리카의 색상에 대한 편견을 확 바꾸어 놓는 혼란스러운 시작이었다.


‘나 지금 아프리카 대륙에 도착한 거 맞아?’



하루 종일 비행기를 타고 전혀 다른 세상으로 가보자고 생각한 마음에 너무 익숙하게 닿아버린 현실에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흑인 문화를 외부에서 들어온 이방인들이 확 바꾸어 버린 듯한 새로운 세상?



암튼 시드니의 아름다운 미항의 일부를 옮겨놓은 것 같기도 하고, 런던의 일부 골목을 떼어다 놓은 것 같기도 한 거리. 왠지 유럽과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유럽스럽지도 않은 건물들. 그 독특한 도시 풍경을 보며, 월드컵 축제도 무사히 치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들었지만 여행자의 시선을 달리하여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는 남아공은 사실 남다르다.



에메랄드 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케이프타운에서 만나다 


이웃나라 싱가포르를 연상하는 완벽한 영어 도로표지판과 거리의 영어 간판들 그리고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영어 사용 주민들을 보며 초기의 불안이 모두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알고 보니 남아공 인구의 57%가 영어를 구사한다고 하니 이방인의 새까만 걱정과 선입관 속에 멀리서 날아간 나로선 놀랄 수밖에.



물론 관광지만 챙겨 다니는 여행자의 입장에선 이런 걱정을 미리 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아프리카 하면 왠지 칙칙하고 야생스러운 동물들의 세계에서 느껴지는 그런 와일드한 초원 같은걸 생각했는데, 도착하자마자 확~ 깨지는 환상에 잠시 주춤!




1085 m 의 테이블마운틴에서 바라오는 케이프타운 시내 전망은  여느 선진국의 시내 관광코스에도 뒤지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빅토리아 정상에서 바라보는 홍콩 시내만큼 놀라우며, 걸어서도 올라갈 수 있다고 하지만, 케이블카나 투어버스를 이용해 편하게 올라간 정상이라 아프리카까지 와서 고생스러운 여행을 할 것이라고 지레 겁먹은 나로선  남아공 첫날부터 그동안의 모든 근심과 걱정을 모두 날려야 했다.



오히려 그런 케이블카 하나에도 시내 전경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360도로 회전하면서 올라간다는 사실. 음메~ 이런 작은 배려와 기술력에 나의 아프리카 여행은 감탄의 연속이 아닐 수 없었다.


산을 내려와서 다음으로 간 곳은 아프리카의 끝자락을 보기 위한 해변. 대충 갈매기 몇 마리가 날아다닐 줄 알았는데 이런 티브이나 잡지에서나 봤던 펭귄들이 비치에서 자유롭게 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해변에서 놀고 있는 펭귄무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것 역시 케이프타운 여행의 장점 


아~ 내가 살면서 바닷가에서 노는 펭귄을 어디 가서 보겠니?


바로 여기가 아프리카 대륙이고 남아공 해변이라서 가능한 상황이 아닐는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프리카 하면 빅 파이브(사자, 표범, 코뿔소, 코끼리, 버펄로)로 대변되는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이 먼저 떠오르지만 그것만이 여행의 전부는 아니지 않을까!



이번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아프리카 여행도, 남아공에 대한 이미지도 내가 경험한 새로운 것처럼 세상에 새롭게 조명되기를 개인적으로 바라본다.


과연 우리 눈에 보이는 풍경과 언론을 통해 비치는 소식만이 남아공의 전부일까?


바다를 바라보는 연인의 모습은 여느 해변과 다르지 않다


사실 안전에 문제가 많다고 남아공 여행을 패키지로 떠나라는 외교통상부의 얘기도 있었지만,  이런 축제가 벌어지기 수년전에 다녀온 여행자 입장에서 보는 남아공은 확실히 런던보다 깨끗하고 시드니보다 느긋한 도시였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인의 시선으로 바라봐도 가까운 거리의 선진국인 싱가포르만큼 편안하고 홍콩만큼 볼거리 다양한 나라였다고 나 할까? 나의 남아공 첫인상은 그렇게 스케치되었고 업무상 자주 드나드는 유럽의 어느 육중한 대리석 건물보다  뉴욕 맨해튼의 초고층 빌딩들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바라보는 건물 하나하나가 더 멋스러웠다.



그래서 더욱 이번 월드컵을 치르고 있는 남아공에 대한 애정이 각별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스포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나의 아프리카 여행에 대한 시선을 바꾸어놓은 시발점이었던 남아공에서의 월드컵 축제 현장은 비록 축구경기에는 관심이 없지만 적어도 여행지로서의 남아공은 아주 관심이 많다.




요즘처럼 언론의 집중포화 속에 연일 남아공의 소식이 인터넷과 텔레비전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월드컵 경기장에 가지 않더라도 광화문을 뒤흔드는 함성과 박수 속에서도 나는 그들이 일구어낸 피땀 어린 결과에 감동의 환희의 미소를 보내고 싶다.




물론 지금은 한국에서 시청자의 입장에서 남아공을 월드컵이라는 타이 틀속에 바라보고 있지만 내 마음 한편에서는 대영제국의 영국과 아름다운 미항을 가진 호주 그리고 다양한 인종 문화를 가지니 미국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아시아의 싱가포르 같은 느낌을 가진 무한한 남아공의 잠재력으로 기억하고 싶은 것이다.


원주민 같은 건축 스타일이지만 숙소가 리조트라 골프장까지 갖추고 있어 여행 등급 자체는 숙소에 따라 럭셔리 여행이 가능했던 멋진 아프리카 여행기억 



아주 멀리 날아갔지만 결국 가까이에서 찾은 선진국 같은 그런 나라.


가장 원시스러운 자연환경에 가장 선진의 도시를 이룬 나라.


그것이 멀리 남아공에서 느낀 특별한 아프리카의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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