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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철 Mar 06. 2019

읽는 독서에서 쓰는 독서로

단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남는  <메모 독서법> 연재

    저는 2012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메모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도 책에 밑줄을 치고 여백에 메모를 하며 읽기는 했지만 독서 노트를 별도로 준비해 책의 문장을 옮겨 적고, 생각을 메모하며 읽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밑줄 쳤던 부분을 다시 읽으며 그중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문장을 독서 노트에 옮겨 적었습니다. 그 문장에 관련해서 떠오른 생각이 있으면 그것도 독서 노트에 적었죠. 처음에는 책의 문장을 발췌하여 옮겨 적는 것 위주로 독서 노트를 썼는데, 차츰 생각이나 질문을 쓰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저자가 쓴 내용에 대한 제 해석을 적었고, 저자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적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제 삶에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질문을 적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고 정리하는 방법으로 독서 노트만 활용한 것이 아닙니다. 정보량이 많거나 내용의 구조가 중요한 책인 경우에는 독서 마인드맵으로 정리했습니다. 독서 마인드맵을 만들면 정보의 연결 관계를 파악하기 쉽고, 전체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메모 독서를 시작하기 전에는 책을 손에 잡으면 빨리 끝까지 보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 결말을 빨리 확인하고 싶어 묘사가 긴 부분을 건너뛰며 읽기도 했죠. 실용서를 볼 때는 관심이 가는 부분만 자세히 읽었습니다. 수박 겉핥기로 눈으로만 대충 책을 훑는 독서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읽은 책의 권수는 늘어나도 남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메모 독서를 하면서부터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메모 독서를 한 책의 내용을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죠. 독서 노트와 독서 마인드맵에 정리한 책 내용과 생각의 메모 속에서 글의 소재가 나왔습니다. 메모 독서를 통해 쓴 글은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메모 독서를 하면 그냥 읽을 때보다 훨씬 깊이 있는 독서를 하게 되고, 책의 내용을 더욱 잘 소화하게 됩니다. 그것을 글쓰기에 활용하니 글의 내용이 더욱 좋아진 것이죠. 독자들에게 유익한 글을 쓸 수 있게 되니 블로그에 쓴 글이 포털 사이트의 추천글로 실리기도 하고, SNS에 널리 공유되는 일도 생겼습니다.


    2014년 9월 블로그에 올린 ‘왜 적어야 하나. 2년간 노트를 쓰며 내게 일어난 변화’라는 글이 포털 사이트 Daum의 메인 화면에 소개되면서 블로그에 14만 명이 방문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다음 달에 쓴 ‘회사 생활이 편해지는 업무 노트 습관’이라는 글도 Daum의 메인 화면에 소개되어 블로그 방문자가 30만 명이 넘었습니다. 이 두 글은 페이스북에서도 ‘좋아요’가 3만 개 이상 찍히며 널리 공유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있고 일주일 후에 한 출판사로부터 메모에 대한 책을 써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책이 《메모 습관의 힘》입니다. 독서 노트를 2년 동안 꾸준히 쓴 습관이 없었다면 이런 기회도 생기지 않았겠죠. 메모 독서를 통해 저는 ‘쓰지 않던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과거의 저는 책을 그저 소비했습니다. 저에게 책이란 가끔 필요에 의해 만나지만 금방 잊혀버리고 마는 일시적 만남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인생에 별다른 흔적을 남기지 못했죠. 메모 독서를 통해 저는 비로소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독서 노트에 꾹꾹 눌러서 쓴 문장들이 제 마음속에 새겨져 삶의 방향을 조금씩 틀었습니다. 책을 읽고 삶에서 실천하는 경우가 늘면서 독서가 제 삶에 끼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졌습니다.


    메모 독서를 하면 시간이 많이 걸려 책을 더 적게 읽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메모 독서를 통해 깊이 읽기의 맛을 보게 되면 독서가 더 재미있어지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디를 가도 책과 독서 노트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됩니다. 잠깐 시간이 날 때 책을 펼치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천천히 옮겨 적으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책 한 권과 독서 노트만 있으면 그곳이 나만의 휴식처인 케렌시아(querencia)가 됩니다. 독서 노트 쓰기가 일상에 행복을 가져다주는 취미가 되었습니다.




    제 독서 노트 표지에는 ’ReBirth Note’라고 적혀 있습니다. 메모 독서를 하면서 저는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3/9 출간 예정인 <메모 독서법> 내용 일부와 책에 담지 못한 내용을 연재합니다. 구독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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