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모이>를 보고

by 민네


1. 35년. 1910년부터 1945년까지. 나라 잃은 설움을 숫자와 글로만 배웠지, 학교에서 낯설고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일본 군인들에게 맞아가며 일본말만 쓰고 일본 이름을 지어내야 했던 상황을 그리고 온 거리에 일본 간판이 난무하고 일본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그런 느낌을 이 영화를 보기 전엔 상상할 수 없었다. 역시 영화의 힘이란! 기약없었던 그 오랜 세월을 어떻게 견뎌냈을지 마음이 무거웠다. 심훈의 시 <그 날이 오면>에서 나오는 이 구절에 절로 마음이 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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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 오면 (...)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쟈도 눈을 감겠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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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화 자체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도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꼭 보면 좋겠다라는 리뷰들이 많았는데 나 역시 꼭 같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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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제강점기에 우리말을 지키려고 전국의 말을 수집한 <조선어학회>가 실제로 있었다 들었는데 영화 말미에 조선어학회의 단체 사진 속 얼굴들을 마주하니 이게 실제였구나 먹먹해지면서 실감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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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렇게 굳이 얘기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윤계상 말고 왜 다른 배우를 안 썼을까 하는 건 대의문 ㅠㅠㅋ 유해진도 연기는 말 할 필요없지만 왜 굳이 그저 그런 영화로 남으려고 안정적인 선택을 한 건가 싶은 아쉬움이 ㅠ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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