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앞서는 사람이 생각하는 기준
혁신가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사전에서 살펴보면, ‘새로운 것이나 아이디어를 새로운 방법으로 실행하고 도입하는 것’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Oxford Dictionary, 2021). 미국에서 혁신적인 디자인 회사로 잘 알려진 IDEO 파트너 톰 켈리는 혁신가를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 가능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TechCrunch is now a part of Verizon Media, 2021).
새로운 관점으로 도출된 생각을 실행하여 지속적인 가치(Value)를 만들어내는 사람
혁신가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내릴 수 있는 정의는 다양하겠지만 지금까지 인류에게 ‘혁신’을 안겨준 수많은 ‘혁신가’들의 공통점 또한 사전적 정의와 같은 행보를 보였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혁신가의 정의를 내려본다면, ‘새로운 관점으로 도출된 생각을 실행하여 지속적인 가치(Value)를 만들어내는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정의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지속적인 가치’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린 들 실행하지 않으면 사라지기 마련이며, 실행하더라도 단발적인 시도에 불과하다면 이 또한 사라진다. 만약 가치가 있다고 믿는 것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내더라도 대중이 인정하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혁신이 아니라 애착에 빠진 것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할 것이다.
디자인 분야에서 최고의 혁신가를 선정하는 나만의 기준은 크게 3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 시대를 앞서가는 관점을 제시했는가?
우선 디자인 혁신가의 기준에 부합하는 관점의 정의를 내리기 위해서는 ‘시대를 앞서는 관점’을 제시한 이후 장기간에 걸쳐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학문적으로 얼마나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지 ‘종단적 연구(Longitudinal Study)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세기를 뛰어넘어서도 혁신가가 제시한 관점이 공감을 얻고 지속적인 유 무형적 가치를 제공하는가? 이 문제는 혁신가가 제안한 관점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일시적 현상으로 머무는 현상인지 아니면 인간 본질과 근원에 근거한 혁신적 사고로 20-30년을 넘게 회자되는 메가트렌드(Mega Trend)의 개념으로 이어지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혁신가가 제안한 관점이 철학의 단계로 받아들여져 연구자들이 지속적인 연구로 이어가는 가에 달려있다.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혁신가를 디자이너 중에 한 사람을 꼽으라면 서슴지 않고 빅터 파파넥(Vitor Papanek)을 선택할 것이다.
빅터 파파넥(1927-1998)은 건축과 인류학을 배경으로 제품 디자이너로 활동했으며, 대학에서 생태학적 개념으로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해 강의를 했다. 제3 세계를 위한 디자인 활동을 인정받아 대안 노벨상(Alternative Nobel Prize)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저서로는 ‘Design for the Real World’가 있다.
그의 책 ‘Design for the Real World’ (인간을 위한 디자인)’ 서두는 70년대의 산업 디자이너의 무분별한 디자인 행위에 대한 위험성을 비판으로 시작한다.
‘There are professions more harmful than industrial design, but only a very few of them.’
1970 년대 미국은 그야말로 산업화와 소비문화의 정점을 달리는 시기였으며, 산업디자인은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매력적으로 만들어내는 선봉대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와 의미, 지속 가능성을 바탕으로 사회에 딴죽을 걸던 디자이너가 바로 빅터 파파넥이다.
그의 활동을 조금 더 살펴보면, ‘디자인은 혁신적이어야 하며, 고도로 창조적이어야 한다. 또한 인간의 진정한 요구에 반응하는 다학제적인 도구가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이 대목은 반세기에 다다르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디자인 분야에서 활발히 행해지고 철학적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해가고 있는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 ‘서비스 디자인(Service Design)’ 그리고 ‘사회혁신 디자인(Social Innovation Design)’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그는 ‘사회적 맥락’에서 사회 경제, 정치 (Social, Economic, Political)를 고려한,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관점의 디자인 접근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세기를 뛰어넘는 ‘디자인 혁신가의 자격이 있다.
디자인 혁신가, 빅터 파파넥은 1970년대에 현재 우리 인류가 당면한 ‘지구 온난화(Climate Change)’에 겸허하게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언급했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통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으로 급하게 만들어내는 탄소 배출 저감 정책이나 미국 내 기업에게 강제하고 있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와 같은 규제가 생긴 현재, 반세기 전에 이미 환경오염, 인구 밀집, 생태학 이슈를 지적한 그의 철학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디자이너의 사회적 윤리의식과 다학제적인 협력을 통한 통합적인 디자인 접근 방법을 통해 우리가 당면한 고질적인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풀길 바랬던 그의 철학은 여전히 유효하다.
[References]
Oxfordlearnersdictionaries.com. 2021. innovator noun - Definition, pictures, pronunciation and usage notes |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at OxfordLearnersDictionaries.com. [online] Available at: <https://www.oxfordlearnersdictionaries.com/definition/english/innovator?q=innovator> [Accessed 18 September 2021].
Techcrunch.com. 2021. TechCrunch is now a part of Verizon Media. [online] Available at: <https://techcrunch.com/2017/05/29/why-tom-kelley-of-ideo-is-the-ultimate-disciple-of-design- thinking/> [Accessed 18 September 2021].
Papanek, V., 2016. Design for the Real World. London: Thames & Hud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