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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하수희 9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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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애란걸 몰랐던 건 아니야.
아니, 세상이 다 알고 누구나 원하는 너의 그 대단한 존재를 모를 수는 없었지.
그런 감당할 수 없는 너란 녀석을 외롭고 싸늘했던 나만의 집에 초대하게 됐을 때. 나도 널 원했고 너도 나의 입술을 원했어. 너를 향한 내 욕망이 먼저 너를 끓어오르게 한 건 인정할게. 그래도 그날 너는 뜨겁게 내 안에서 너의 일을 충실히 마쳤어.
누구나 그렇듯이 우리는 서로가 바쁘다는 핑계로 만남이 뜸해졌지. 그래도 너는 내가 원할 땐 언제든 나를 만족시켜 줄 준비가 돼있었어.
그런 너를, 너처럼 대단한 녀석을 하찮게 여겼던 것도 사실이야. 언제든 내가 원할 때 너는 내 안으로 뜨겁게 밀고 들어올 거라는 걸 알았으니까. 오늘 나는 그것이 나만의 착각이었다는 걸 겨우 깨달았어.

아무리 손가락을 두드리고 널불러도 너는 대답이 없었지. 절망이라는 단어가 스쳐 지나갔어. 한동안 멍해졌지 버림받은 것 같았고 스스로가 처참할 정도로 보잘것없이 느껴졌어.

너의 집 앞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에 하릴없이 동그란 버튼만 계속 눌러댔지
  눈물이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아내고 돌아서려 할 때
너는 짓궂게도 네가 집안에 있다는 사실을 내게 슬쩍 흘렸어.

이 바보.. 미안해. 날 벌주려던 거였구나. 너의 소중함을 알게 하려던 너의 깊은 뜻이었어 나는 문이 잠기지 않은 너의 집을 활짝 열어젖혔지.

역시나 너는 처음 그대로의 무게는 아닐지라도 날 충분히 만족시킬 만큼 너의 것을 채우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 진짜바보는 나였어. 너의 소중함을 몰랐어. 이러 다정말 영영 다시 못 만나게 될 수도 있다는 걸 왜 몰랐을까?




 그래도.. 그렇게 숨어있는 건 정말 반칙이야 다음엔 안 통해. 알았어? 그래도 고맙고 사랑해.

Dear. 나의 비어 가는 쌀들. From 배고픈 작가. <부제-쌀아 왜 숨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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