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육아휴직의 사회적 의미
육아휴직? 각자가 바라보는 시선들
육아휴직을 고민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것은 주변의 반응이었다.
육아휴직을 결심하고 이를 알렸을 때, 돌아오는 반응은 참 다양했다.
“부럽다”, “왜?”, “쉬려고?”, “고생하겠다”, “당연히 해야지” 같은 말들이 오갔다.
공직에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육아휴직이 용이한 편이었지만, 만약 사기업에 다니고 있었다면 과연 어떤 반응이 돌아왔을까?
많은 사람들은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육아휴직을 하는 환경을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남성의 육아휴직은 여전히 낯선 일로 받아들여진다. 더군다나 나처럼 아내와 동시에 육아휴직을 결정한 경우에는 이런 질문이 따라왔다.
• “한 명은 벌어야 하는 거 아니야?”
• “그래도 나중을 생각하면 남자가 돈을 벌어야지.”
사실 맞는 말이다. 돈을 버는 것은 중요하다.
어릴 적 배운 헌법을 떠올려 보면,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교육의 의무, 납세의 의무, 근로의 의무, 국방의 의무, 환경보전의 의무가 있다.
그중에서 근로의 의무를 생각하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육아는 단순히 ‘아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하는 것’**이다.
육아는 아이와 교감하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의 육아휴직도 더 이상 ‘특별한 선택’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직도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고, 주변의 눈치를 보며 알리는 일이 된다.
육아휴직 = 쉬는 시간?
육아휴직을 하고 나서 친구나 지인들과 아주 가끔 통화를 하면 **“집에서 쉬니까 어때?”**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육아휴직을 하면 마치 휴가를 떠난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직장에서는 사람과의 관계, 환경,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육아가 편한 일은 결코 아니다.
아이를 돌보면서 느낀 것은 “내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직장에서 화장실에 갈 때는 누구도 따라오지 않는다.
하지만 육아 중에는 화장실조차도 마음 놓고 갈 수 없다.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에 갈 수도 없고, 혼자 두고 가면 분리불안으로 울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용변을 보는 짧은 시간조차도 “나만의 온전한 시간”이 되지 않는다.
육아는 단순히 체력적으로 힘든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온전히 집중해야 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휴직하며 육아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애 보는 게 힘들다고?”라는 질문을 받으면, 그저 입을 다물게 된다.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아빠들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친구와 통화한 적이 있었다.
그는 사기업에 다니고 있었고, 가장 큰 걱정은 “일자리를 잃을까 봐”, **“승진이 멀어질까 봐”**였다.
요즘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은 다르다.
“회사에서 퇴근은 하지만, 육아 출근합니다.”
이 말처럼, 퇴근 후에도 가정에서는 또 다른 일이 기다리고 있다.
육아는 엄연히 ‘일’이다. 하지만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 회사의 눈치
• 동료들과의 관계
• 승진에서 밀려날 가능성
이 모든 것이 육아휴직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게 만든다.
“좋은 아빠”라는 말의 의미
육아휴직을 했다고 하면, 주변에서 듣는 말이 있다.
• “좋은 아빠네요.”
• “정말 가정적이시네요!”
칭찬을 싫어할 사람은 없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칭찬이 이상하게 들릴 때가 있다.
왜냐하면, 엄마가 육아휴직을 하면 같은 말을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 엄마가 육아휴직을 하면? “당연한 일”
•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면? “좋은 아빠”
이것도 일종의 고정관념이 아닐까?
아빠가 육아를 하는 것이 대단한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육아휴직을 통해 얻은 것들
육아휴직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확신하게 된 것이 있다.
육아휴직은 단순히 ‘아기를 키우는 시간’이 아니다.
• 아내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시간
•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시간
• 아이에게 배우는 시간
사회적 제도와 시선은 점점 바뀌어 가고 있지만, 여전히 바뀌어야 할 것들이 많다.
육아휴직이 ‘특별한 선택’이 아닌, ‘자연스러운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앞으로는 아빠가 육아휴직을 한다고 했을 때,
“좋은 아빠네요”가 아니라,
“아, 육아휴직 하시는구나. 어떻게 지내세요?”
라는 평범한 대화가 오가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본다.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아빠들에게
혹시 지금 육아휴직을 고민하고 있는 아빠라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아이와 함께 성장할 시간을 가져볼 수 있을까?
아내와 함께 육아를 나누며 더 깊은 유대감을 쌓을 수 있을까?
이 시간이 내 인생에서 어떤 의미가 될까?
모든 선택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육아휴직이 당신에게 후회 없는 선택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