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육아휴직의 사회적 의미
아빠의 육아휴직은 도전인가?
아들을 등원시키며 엘리베이터 전자광고판에서 신문 주요 기사 제목을 보았다.
“육아휴직자 10명 중 3명은 남성… 첫 30%대 진입”
이 기사를 보면서 “와, 이제 남자들도 자연스럽게 육아휴직을 많이 하는구나! 나도 저 30%에 속하는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휴직은 여성들에게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임신과 출산이라는 경이로운 과정을 거치며, 출산 전후 휴가와 육아휴직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는 다르다. 육아휴직을 ‘당연한 과정’이 아니라 ‘설득과 이해가 필요한 선택’으로 받아들인다. 말하자면, 남성이 육아휴직을 한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 주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일이 된다.
나는 공직에 있어 상대적으로 육아휴직을 내기 쉬운 편이지만, 주변 친구들과 지인들을 보면 여전히 많은 눈치를 보며 결정을 내려야 한다.
직장에서의 눈치
• 직장 상사와 동료들의 시선
• 승진과 인사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 복직 후 업무 배치에서 소외될 가능성
가정 내 역할 재정립
• 경제적 부담
• 육아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
• 가족 내 관계 변화에 대한 고민
이처럼 아빠의 육아휴직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도전이 된다.
육아휴직, 왜 도전인가?
‘도전’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정면으로 맞서 싸움을 걺.”
정말 맞는 말이다. 이제 우리는 부부라는 관계를 넘어 부모가 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1. 직장 생활과 커리어에 대한 고민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남성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걱정은 역시 직장 생활이다.
• “승진이나 인사평정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 “복직 후에 퇴사를 요구받진 않을까?”
• “내가 없는 동안 동료들의 업무 부담이 커지진 않을까?”
이런 걱정들은 현실적이다. 특히 민간 기업에서는 육아휴직 후 복직했을 때 경력 단절이나 승진 누락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공직자인 나도 이러한 고민을 했으니, 민간 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은 오죽할까 싶다.
최근 다행히 제도가 개선되었다. 첫째 자녀의 경우 1년만 인정되던 근무 경력이 이제는 최대 3년까지 인정된다. 그러나 여전히 ‘눈치’라는 장벽이 남아 있다.
2. 경제적 부담
김희정 작가님의 『육아휴직의 정석』을 읽으며 경제적 고민이 가장 현실적인 문제라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다.
김미경 작가님의 『김미경의 마흔 수업』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당연한 얘기지만 돈이 없으면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다. 아무리 고귀한 철학이 있어도 지켜낼 수가 없다.”
맞는 말이다. 육아휴직을 하고 싶어도 경제적 이유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 “육아휴직을 내면 수입이 줄어드는데, 생활이 가능할까?”
• “지금 열심히 벌어서 아이에게 더 많은 걸 해주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런 고민이 당연하지만, 한편으로는 ‘꼭 모든 걸 포기해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도 든다.
다행히 정부의 육아휴직 급여 지원 제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임신 중부터 미리 대비하고 각종 육아휴직 혜택을 활용하면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3. 육아를 잘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 가장 큰 걱정은 “내가 과연 아이를 잘 돌볼 수 있을까?” 하는 문제였다.
• “아이와 하루 종일 붙어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놀아줘야 하지?”
• “아이가 울면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해 보면, 신입 직원이 처음 출근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신입들에게 농담 삼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누가 탯줄 잡고 태어나면서부터 일을 잘했겠어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요.”
육아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부모는 처음이다.”
육아휴직을 시작한 뒤 아이의 행동과 감정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많았다.
육아휴직, 개인의 도전에서 사회의 변화로
내 아버지는 생전에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다.
“한 세대는 30년이 기준이야. 너와 나는 다른 세대지.”
이제 생각해 보면 참 맞는 말이다.
부모님 세대와 우리는 다르고, 내 아이가 살아갈 세대는 또 다를 것이다.
• ‘독박육아’에서 ‘공동육아’로
• ‘회사가 우선’에서 ‘가족과 균형’으로
• ‘무뚝뚝한 아빠’에서 ‘교감하는 아빠’로
이제 아빠의 육아휴직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가치관을 바꾸는 중요한 변화가 되었다.
과거에는 남성이 육아휴직을 하면 ‘도피자’ 혹은 ‘쉬러 간 사람’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육아휴직을 통해 새로운 역할을 배우고, 가정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빠들도 성장한다.
아빠로서, 남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더 큰 용기를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