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집으로 발령 나다

5. 육아휴직의 사회적 의미

by 풍경소리


‘다음 세대를 위한 아빠들이 가져야 할 책임과 역할’

내가 육아휴직을 한다고 해서 당장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가 육아휴직을 했다는 사실이 내 아이에게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아빠는 가정에서 ‘가정을 부양하는 경제적 존재’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키우고 성장하는 존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듯, 육아의 모습도 변해야 하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더 크게 변화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나는 한 번 생각해 보았다.

1. 공동육아, 그리고 부모로서의 책임감

아빠가 육아의 주체가 된다는 것이 예전에는 낯설고 어색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30%를 넘어서며 점점 필수적인 과정이 되어 가고 있다.

육아는 엄마 혼자 짊어지는 책임이 아니라, 부부가 함께 나누어야 하는 삶의 일부다.

보통 부부 동반 모임에 나가면 “남편이 집안일 도와줘요?”, “남편이 육아 잘 도와줘요?”라는 말을 듣곤 한다.

그럴 때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도와주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거죠.”

집안일이든 육아든 돕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다.

아빠로서 기저귀를 갈고, 밥을 먹이고, 아이를 재우고, 놀아주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아이가 나의 삶을 함께 경험하며 성장할 때, 아이는 건강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라날 것이다.

2. 함께하는 가족의 모습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엄마도 남편에게 신뢰를 갖고 맡길 수 있다.

서로를 믿고 역할을 분담하는 과정이 쌓이면, 육아의 부담이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누어진다.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훗날 그들이 자라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볼 때,

“우리 부모님은 평등한 부부였어. “라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겠다.

요즘 IQ(인지지능)와 EQ(감성지능)뿐만 아니라 SQ(사회지능), MQ(도덕지능), PQ(잠재지능)도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빠의 육아 참여는 단순한 가사분담이 아니라, 아이의 사회지능과 도덕지능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결국, 부모는 아이에게 가장 가까운 롤모델이 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3. 닮고 싶은 아빠가 되어보자

아들이 요즘 자기 전에 나에게 말한다.

“아빠, 밖에서 지켜줘!”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아이가 아빠에게 바라는 것이 단순히 위험한 것으로부터의 보호만이 아님을 깨닫는다.

아들은 나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아빠라는 존재를 통해 어떤 가치관을 형성해 나간다.

그렇다면 나는 아이에게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가?

아이와 감정을 공유하고, 솔직한 마음을 나누는 것.

엄마 아빠가 함께 가사를 하고, 육아를 나누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

부모도 부모가 처음이라는 걸 인정하고, 실수하고, 실패하면서도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부모가 함께하는 가족의 모습을 경험한 아이는 그 모습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될 것이다.

SNS에서는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담긴 짧은 영상이 자주 올라온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아빠의 역할이 아이의 가치관, 그리고 삶의 태도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줄 것이라 믿는다.

4. 내 자식이 살아갈 세상에 대한 책임감

이 주제에 대해 오버스럽게 쓰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진지하게 생각해 봤다.

어릴 적 친형이 듣던 노래 중에 ‘허니패밀리’의 남자 이야기라는 곡이 있었다.

이제 아빠가 되고 나니, 그 노래의 가사가 더 깊이 와닿는다.

“이 세상, 내 아버지가 살던 세상

이 세상, 내 자식이 살아갈 세상

이 세상 속에서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죠.”

지금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내 자식이 살아갈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출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빠의 육아 참여와 육아휴직이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미래 사회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나는 내 아이들이 나중에 이렇게 말했으면 좋겠다.

“아빠, 육아휴직을 했다고? 와, 대단하다! 아빠 최고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말을 듣는 것이 서운하기도 하다.

왜냐하면, 정말 바라는 건 이런 반응이기 때문이다.

“아빠, 당연히 육아휴직 했어야지. 왜 그걸 생색내?”

그런 날이 오려면, 지금의 아빠들이 만들어 가는 변화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 되어야 한다.

나는 이 모든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싶다.

“아빠가 변화하면, 아이들의 미래가 바뀐다.”

마무리하며

우리는 단순히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만들어 가는 세대다.

아빠의 역할이 바뀌면, 가정의 분위기가 바뀐다.

가정의 분위기가 바뀌면, 결국 사회도 변하게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바란다면,

세상을 탓하는 대신, 지금 아빠부터 변화해 보자.

육아휴직은 아빠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아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나 자신도 성장하는 기회다.

우리는 직장에서 직급으로 불리며, 그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이지만,

가정에서는 ‘아빠’라는 이름으로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더 나아지길 바란다면,

지금, 아빠부터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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