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고민 끝에 육아휴직 시작
‘아빠, 육아휴직을 결심하다’
2022년 1월, 나에게는 축복이자 하나님이 주신 첫 번째 선물인 아들이 태어났다.
당시 나는 교대근무 부서에서 근무 중이었고, 휴가와 복지가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 덕분에 출산휴가 등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육아휴직까지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3개월 정도만 쉬면 되겠지 하는 마음이었고, 정기인사 시기가 겹치면서 육아휴직 신청은 결국 하지 않았다. 사실 육아휴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강한 의지가 없었기에 큰 아쉬움은 없었다.
그러던 중, 2023년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회사 내 타지 발령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던 겨울, 전보를 결심하며 타지발령과 동시에 육아휴직을 내기로 마음먹었다.
이 과정에서 발령 시점에 육아휴직을 내는 것이 조직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이 컸다. 미리 인사 담당자에게 말씀드리고, 발령받은 부서에 가서 직접 얼굴을 뵌 뒤 휴직 신청을 했다. 비록 피해를 주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마음은 아닐 수 있기에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 교차했다. 이 글을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육아휴직을 결심한 이유
내가 육아휴직을 결심한 이유는 간단했다.
1. 아내의 권유와 현실적인 필요성
만삭의 아내가 나의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교대근무를 하며 다른 지역에서 하루 왕복 200km를 오가는 상황에서, 첫째를 돌보며 둘째까지 챙겨야 하는 아내의 부담은 상상 이상이었다.
2. 첫째의 언어 발달 문제
당시 26개월 된 첫째 아들은 언어 발달이 늦어 표현언어에 어려움이 있었다. 수용 언어는 비교적 높은 편이었지만, 표현 언어가 낮아 언어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부모로서 내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3. 우리만의 육아 방식 시도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물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지만, 핵가족화된 요즘, 양가 부모님에게 도움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직접 해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해 보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육아휴직 결심이 깔끔하게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나는 우유부단한 성격이다. 또한, 외면과 달리 내면은 섬세하고 걱정이 많아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요즘은 육아휴직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주변 반응은 여전히 육아휴직을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으로 나뉘는 것 같다.
• 육아휴직을 안 해본 사람들:
“응, 해야지~”, “짧게 하고 오는 거지?”, “축하해~”, “아내 복직 때문에?”, “부럽다.”
• 육아휴직을 해본 사람들:
같은 “해야지~”라도 뉘앙스가 다르다.
“당연히 해야지!”, “좋은 경험이 될 거야~”, “아이랑 좋은 추억 많이 쌓아~”, “다시 못 올 시간이야.”
혹은 현실적인 조언도 해준다.
“아내랑 같이 휴직한다고? 경제적으로 힘들 텐데, 그래도 살아지더라.”, “근무 특성상 지금이 기회일 거야.”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에는 경력 단절이나 시간의 흐름이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둘째 출산과 가족의 안정을 위해 고민 끝에 육아휴직을 결심했다. 비록 불안함은 컸지만, 가족을 위한 결정이기에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