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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編輯)이란 무엇인가? ‘엮거나 땋다’라는 뜻의 편(編) 자와 ‘모으다’라는 뜻의 집(輯) 자로 쓴다. 한 마디로 엮어 묶는다는 뜻이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일정한 방침 아래 여러 가지 재료를 모아 신문, 잡지, 책 따위를 만드는 일. 또는 영화 필름이나 녹음테이프, 문서 따위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는 일’이다. 여기서 말하는 ‘일정한 방침’이란 어떤 틀 또는 기획으로 보면 되고, ‘여러 가지 재료’란 엮기 전 본래의 모습으로 이해하면 쉽다. 본래의 재료가 일정한 방침 아래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누군가 ‘수정하고 개선’을 해야 한다. 출판 분야에서 이 ‘누군가’는 누구인가? 책을 편집하는 사람이다.
위 뜻을 더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영어 ‘edit’의 의미를 알아보아야 한다. 우선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자.
edit
Prepare for publication by correcting, condensing, or otherwise modifying it.
대략 뜻을 살펴보면, 글의 문법과 철자 등의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correcting), 글을 간결하게 군더더기 없이 압축하고(condensing), 맥락에 맞게 조절하거나 과한 부분을 덜어내어(modifying) 출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이다. 또 다른 사전에서는 adapting(독자에게 맞게 글을 다듬거나 윤색), revising(의견이나 계획을 바꾸다, 개정이나 개선) 등의 단어도 풀이에 등장했다. 이렇듯 단어를 설명하는 뜻풀이가 조금씩 다르고 사용한 어휘에도 차이가 나지만, 공통적으로 ‘더 좋게 만들기 위해 고치다.’라는 뜻을 모두 포함하고 있었다.
다시, 책 편집이란 무엇인가? 위 내용을 정리하여 정의해 보면 다음과 같다.
편집
본래의 원고를 정해진 기획이나 주제 아래 독자가 읽기에 적당하도록 바꾸고 고치는 일
*본래의 원고: 저자가 쓴 초고, 작가가 수십 번 퇴고했어도 독자가 읽기 전에는 모두 초고이다.
*정해진 기획이나 주제: 책의 주제, 또는 출간 목적을 말한다.
*독자: 이 책을 필요로 하는 독자 또는 앞으로 필요로 할 잠재 독자
*읽기에 적당하도록: 독자가 책을 읽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편하도록.
*바꾸고 고치는 일: 글의 문법과 철자 등의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correcting), 글을 간결하게 군더더기 없이 압축하고(condensing), 맥락에 맞게 조절하거나 과한 부분을 덜어내고(modifying), 독자에
맞게 글을 다듬거나 윤색(adapting)하고, 글을 구체화하고 새로운 생각을 더하는 개정 또는 개선하는(revising) 작업 등을 말한다. 여기에 추가하자면, 잘못되었거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 작가의 왜곡된 시선, 원고 방향을 방해하는 요소, 시대나 세대에 맞지 않는 어휘, 문장, 사고(思考) 등을 작가에게 묻고 논의해야 하는 것도 에디팅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 많은 일들이 편집에 다 포함되다니 ‘편집자는 할 일이 참 많구나.’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명백히 맞는 말이다. 편집자의 역할을 정리해 보면, 크게 두 가지이다. 책을 기획하고 작가를 찾고 원고의 방향을 잡는 감독 역할과, 책의 내용을 전방위적으로 개정하고 개선하는 실무자의 역할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일은 분리될 수 없다.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나눠 일하면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문법이나 철자 등이 잘못된 어휘나 문장을 고치는 ‘correcting’은 특정 전문 집단이 따로 하기도 하지만, 그 외 일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분리하는 것보다 개인 또는 소수 집단이 맡는 것이 낫다. 왜냐하면 책이란 한 사람이 문자 또는 그림을 수단으로 표현한 개인의 정신적 소산물이므로, 이것을 다루는 일 또한 여러 가지 사항을 이미 합의하고 조율한 개인이나 소수 집단이 같은 목적과 방향성을 가지고 끝까지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개선하고 개정할 때에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책은 이미 저자의 생각이 담긴 독자적인 저작물이므로, 다양한 의견보다는 책의 목적에 따라 일관성 있게 개선하는 것이 좋다. 이를 더해, 다시 한 번 ‘편집’을 정의하여 본다.
편집
본래의 원고를 정해진 기획이나 주제 아래, 독자가 읽기에 적당하도록 일관성 있게 바꾸고 고치는 일이다.
편집숍이란 무엇인가? 특정 아이템의 두 개 이상의 브랜드를 갖춰 놓았거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패션에 필요한 아이템을 고루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이다. 주인장의 취향과 안목으로 선별한 옷이나 소품이 전시되어 있어 젊은층이나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있다. 주인의 취향이 물씬 풍기는 옷. 주인의 안목으로 뽑은 운동화, 자주 오는 손님이 좋아하는 소품, 유행하는 컬러와 독특한 진열 방법이 느껴지는가? 비슷한 감이 있다. 편집(編輯)의 의미와 말이다. 잊지 말자, 편집숍... 아니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