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오프 화이트 : 낯설게 하라.
오프 화이트를 처음 만난 건 어느 한 카페에서 이케아와 콜라보한 카펫을 본 뒤였다. 사실 그 당시에도 이름은 들어본 브랜드였지만 실제로 구매를 해본다거나 실물로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Keep off”라고 크게 적힌 텍스트와 흑백의 패턴의 카펫에 솔직히 난 이 브랜드를 왜 열광하는지 궁금해졌다. 많은 셀럽들과 연예인들이 앞다투어 이 브랜드의 옷을 착용하고 사실 스트릿계의 명품이라고 할 만큼 가격이 고가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 또한 여기서 비롯되었다.
(최근까지 오프 화이트의 로고에 대해 글래스고 공항의 표지판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는데, 이에 오프 화이트는 현재 표절의 논란이 되고 있는 로고를 사용하고 있지 않는다고 한다.)
오프 화이트는 루이비통의 수석 디자이너 버즐 아블로가 론칭한 하이엔드 스트릿 브래드로서 2012년에 처음 선보였다. 국내 백화점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데 사실 명품관에 입점해 있어 의류 브랜드라기 보단 고가의 명품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
디자인으로는 흰색과 검은색의 사선 패턴을 사용하거나 케이블 타이를 사용하고 화살표나 따옴표를 그래픽 요소로 활용한다. 사실 그래픽 요소라기 보단 그 요소들을 그대로 여백 없이 강하게 오브제에 적용했다고 말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가격은 그리 만만치 않은 가격인데 한 예로 오프 화이트의 크로스 백이 100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 브랜드에 열광을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몇 가지 개인적의 의견을 덧붙여 말하고자 한다. 사실 오프 화이트의 그래픽 요소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요소들이다.
작고 사소한 문장부호, 케이블 타이 흔히 지나칠 수 있는 횡단보도의 사선들을 활용하였지만, 이를 더욱 그래픽의 주된 요소로서 사용한다. 이러한 기법을 ‘낯설게 하기’라고 말하고 싶다.
이 기법이 주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로 신선함을 주는 것이다.
버즐 아블로는 흔한 요소를 활용함으로써 흔하지 않은 패턴을 고민하였다고 한다. 이에 작게만 보던 요소 혹은 디자인적인 요소로 취급하지 않았던 케이블 타이, 문장 부호 등의 것들을 패션의 주된 요소로 사용함으로써 고객들에게는 신선한을 자극하게 하고 새로운 시각을 볼 수 있게 했으며, 나아가 패션업계의 확장성을 보여줄 수 있게 했다.
두 번째로 강한 메시지이다.
당연하고 사소한 요소들을 주된 디자인적 요소로 가져옴으로써 새로운 메시지를 주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르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작품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다’라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던지는데, 오프 화이트 또한 비슷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따옴표는 단순히 문장의 부호이고 이것은 우리가 약속을 함으로써 당연히 문장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 간에 약속일뿐이고 따옴표를 또 다른 이름을 부르고 또 다른 요소로 활용한다면 이것은 더 이상 문장의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당연하게 여기게 되는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관점에서 사고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오프 화이트는 예술적인 강한 영감을 주기에 많은 고객들이 열광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