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번잡할 땐 모든 걸 멈추고
뭐든 열심히 하라고 배웠고, 멈추는 것은 곧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학습되어서 그런지
가만히 있는 많은 행위들이 죄를 짓는 것 마냥 마음이 무거울 때가 있어요.
가령 퇴사라던가 (왜 더 참지 못했어?)
풍경을 보며 가만히 있는다던가 (차라리 명상을 하는 게 하지?)
하는 행위들이 늘 제 마음을 짓눌렀어요.
'' 어떤 행위를 하던 삶에 도움이 되는 행위를 해야 한다.''
라는 큰 명제가 멍에처럼 짐 지워지고 있었거든요.
가만히 풍경을 바라보는 행위마저 명상으로 이어져야 하고, 걷는 행위마저 등산과 같은 실용적인
행위로 이어져야 할 것 만 같은 이 불안함이요.
게다가 나름 열심히 살아봤던 이 관성이 잠시라도 쉬는 이 틈을 비집고 들어와서
스터디를 찾는다던가 자기 계발 강의를 듣는 가던가 하는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사회에서 도태되고 있다는 자괴감까지 들어요.
지금 우리 사회는 멈추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냥 앞만 보고 달리길 기대하죠. 누구라도 "아니, 잠깐만!" 하고 멈추려 들면 갈 길이 구만리인데 왜 방해를 하나 찌푸립니다. 우리 스스로도 멈추는 것이 불안합니다. 잠깐 멈췄다가 영원히 달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남들보다 한참 뒤처지는 건 아닌가 싶어 멈추질 못합니다. 그 결과 우리는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자신이 조절할 수 없는 삶이라면 자기 삶이라 할 수 없는 건데 하루도 아닌 매일 그런 삶을 살아야 하니 어찌 만족하겠습니까? 끊임없이 이건 아닌데,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며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는 것이 이 시대 우리들 삶의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서천석의 마음을 읽는 시간> 서천석-
지금 잠시 멈추는 이 순간, 바로 지금 여기에서
제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봐야겠어요. 마음을 읽어봐야겠어요 :)
성장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성숙한 삶도 제 삶이 되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