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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올 Sep 16. 2020

좋은 습관 만들기

ep30. 롤러코스터_습관

좋은 습관 만들기


지난달 대학시절의 한 켠을 함께했던 홍보대사 식구들과 캠핑을 즐겼다. 유난히 동생들에게 좋은거 하나 더 챙겨주고 싶어 하는 리더 오빠가 '취중 진담 게임판' 하나를 챙겨 왔다. 하나씩 뽑아 펼쳐보면 '너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인생에서 가장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류의 질문이 담긴 게임판이라 맨 정신에 갑작스럽게 그런 대화를 나누는 게 도무지 어색해서 한 바퀴 돌고 스리슬쩍 끝난 코너였지만 그렇다고 사소한 물음들은 아니었기에 모인김에 '올 1년동안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각자 하나씩 답해보기로 했다.


Q. '올 1년동안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굳이 거창하게 뭔가를 내세우기보다는 진짜 해낼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싶어 머리를 굴리다가 생각난 답


A. '좋은 습관 3개 만들고 싶어요'


습관

[명사] 1.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

2. 학습된 행위가 되풀이되어 생기는, 비교적 고정된 반응 양식.

출처 : 네이버 어학사전


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했던 습관이란 살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성향이 자연스레 표현되는 방식이라고 보았다. 이를테면 불안할 때 손톱 물어뜯기와 같은 류의. 그러나 그것들은 습관보다는 버릇이라 부르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로 번역하면 습관, 버릇 둘 다 'habit'이다. 그래서 굳이 차이를 두고 써야 하나 싶지만 스스로가 가진 반복된 양식을 분리하고 싶다면 본인만의 기준으로 분리할 때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내 의지가 담겨있고, 그렇게 행동하는 목적의식을 간단하게라도 설명할 수 있는 행동을 습관이라고 정의하고 반복해서 행동하고 있지만 언젠간 그만두고 싶거나 좀 더 나은 대체양식이 생겼으면 싶은 것들을 버릇이라 칭하기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습관 3가지를 만든다는 것은

내가 괜찮은 의지를 가지고 괜찮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나만의 좋은 양식을 만들고 싶다는 뜻.


거창하게 정하면 분명 싫증이 날 테고, 그럼 스스로를 또 원망할 테니 내가 찾은 첫 번째 목표는 '1일 1팩'이었다.


몇 달 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얼굴이 참 밝아져서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놀라웠다.


"나 아무래도 1일 1팩 하고 나서 그런 것 같아"

"와 1일 1팩, 너 진짜 부지런한 거 아니야?"

"나 너 때문에 시작했잖아. 그때 몇 년 전에 네가 1일 1팩 하는 게 좋다고 해서."

"응?"


바야흐로 16년도 취준생 시절 비싼 돈 들여 피부관리는 할 수 없으니 칙칙한 피부를 어떻게 관리하나 고민할 때, 한 언니가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 해준 1일 1팩. 고영양 팩은 오히려 트러블이 일어날 수 있으니, 수분이 담긴 순한 걸로 매일 해주면 좋다며 쉽게 구할 수 있는 종류 두어 개를 추천해줬던 기억이 있다.


그 이야기를 친구한테 들려줬던 것 같은데 이 친구는 그걸 듣고 몇 년째 지속해오고 있던 거였다. 비록 내가 말해주었지만 이내 흘러 보낸 것을 친구는 습관으로 만들어냈던 거다.


부끄럽고 새삼 반성이 되어 무작정 시작해봤는데, 이건 단순히 팩을 내 얼굴에 갖다 붙이는 행위가 아니었다. 피곤해서 그냥 잠들고 싶은 날에도 내 의지로 귀찮음을 이겨내는 행동이었다. 당장에 승전보를 위해서가 아닌 미래의 어느 시점부터 중력과의 싸움에서 패배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닌 피부의 생기를 좀 더 버티게 해주는 것이었다. 좋은 습관을 가진다는 건 스스로를 사랑스럽게 바라볼 일 하나를 만들어 주는 게 아닐까.


내 마음에 드는 습관을 갖는다는 건 스스로를 좀 더 기특하게 바라볼 기회를 주고

그게 좀 더 단단해지면 주변 친구들에게도 좋은 것 하나 소개해줄 수 있는 힘이 생기고

그러면 결국 삶에서 즐거운 순간이 많아질 거라 믿기 시작했다.



♬ 롤러코스터_습관


이번에는 들고 오고 싶은 노래가 있어 이야기를 맞춘 게 아니라,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기에 주제에 맞는 노래를 찾고 싶어서 제목이 '습관'이란 제목을 가진 노래는 거의 다 들어보았는데요. 작사계에서 습관은 확실히 사랑, 이별과의 찰떡궁합인가 봐요. 거의 모든 노래가 '너는 내 습관이었는데 떠나가면 어떡해'라고 외치고 있는 중. 그래서 그중 왠지 제 개인적인 세대 감성으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게 잘 어울리는 곡 <롤러코스터의 습관>을 들고 왔습니다.  


https://youtu.be/klv-WbkVniE

롤러코스터(Roller Coaster) - 습관 (bye-bye)

1991년 롤러코스터의 1집 앨범 [내게로 와]에 수록된 곡입니다. 미니홈피와 싸이월드 시절을 보낸 세대에게는 도토리 5개와 맞바꿔 본 노래이지 않을까 싶어요.


https://youtu.be/0HmmdE1BytE

아이유 - 습관 (Habit) on Sweet Sorrow Afternoon Found Radio

두 번째 영상은 2012년 라디오에서 아이유가 커버한 롤러코스터의 습관인데요. 개인적으로 아이유의 음색을 좋아하는 편이라 소개해 드려요. 커버곡들은 너무 익숙했던 노래들을 생각지 못했던 감성으로 즐길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아요.


즐거운 수요일 되세요 ♥




'수요일의 플레이리스트(줄여서 수플레)'는 네 명의 브런치 작가가 매주 수요일마다 본인의 에세이가 담긴 음악을 소개하는 읽고 쓰는 라디오입니다. 잠들기 전 이름 모를 누군가가 추천해주는 노래를 듣고 싶으셨던 분들, 즐겨 듣는 노래에 다른 누군가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궁금해본 적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매주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주시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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