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뜯는 습관

불안이 나에게 남긴 것

by 밍다람

어제 또 손을 뜯고 말았다.

아침부터 손끝이 욱신거린다.


이 버릇은 아마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였던 것 같다.

같은 반 친구가 손톱 주변 살을 뜯는 습관이 있었다.


그 어린 나는 그 모습이 묘하게 재밌어 보였다.

작은 일탈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손톱 주변에 하얗게 올라온 살을

손톱으로 살살 뜯어내면

처음에는 따갑지만,

살이 떨어져 나가는 순간 묘한 해방감이 느껴진다.


마치 가려운 곳을 긁어낸 뒤의 개운함처럼.

그렇게 시작된 습관이

13살의 나를 지나 35살이 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2년이라니, 생각할수록 놀랍다.


고쳐보려고 여러 번 시도했다.

약을 발라보기도 하고,

밴드로 손가락을 칭칭 감아보기도 했다.


네일아트를 두껍게 올려 뜯지 못하게 해보기도 했고,

손톱을 최대한 짧게 깎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약은 어느새 지워져 있었고,

밴드는 물에 젖어 금세 떨어졌다.


네일아트는 잠시 효과가 있었지만

손톱이 조금만 자라도 다시 뜯기 시작했다.

짧게 깎은 손톱은 오히려 살과의 경계가 벌어져 더 아팠다.


이제는 무의식 중에도 손이 움직인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긴장한 날에는 더 심해진다.

아픔이 느껴진 뒤에야

“또 뜯고 말았네.” 하고 깨닫는다.


예전처럼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강박은 없다.

다만 누군가에게 이 모습을 들킬까 봐,

그 순간이 괜히 두렵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도

혹시 이런 습관 하나쯤은 숨기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무대 위에서 반짝이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 불안을 손끝에 쥐고 있겠지?


가만히 돌아보면

나는 그 친구를 따라 했다기보다

어쩌면 내 안의 불안을 따라 한 것은 아닐까 싶다.


손을 뜯는 행위는

어디로도 가지 못한 긴장을

손끝에서라도 풀어내려는 몸의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늘 고민 속에서 살아왔고 35살이 된 지금도

여전히 조금은 불안한 사람이다.


손끝의 상처는 계속 상처와 아물기를 반복해

딱딱하게 굳어버린 것처럼

나 스스로도 계속

불안을 극복하다보면

단단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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