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면 안되는 징크스

by 밍다람

나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다.

곧 성사될 것 같은 계약,
잘 풀릴 것 같은 일,
왠지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순간에

그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이상하게도 그 일은 멀어진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말하는 순간 운이 도망가는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일찍 설레발을 치는 건지.

잘 될 것 같아서,
괜히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워서,
조심스럽게 기대를 나누면
그다음부터 어딘가 어그러진다.

연락이 늦어지고,
조건이 바뀌고,
결국 “다음 기회에”라는 말을 듣는다.

몇 번 반복되다 보니

아, 이건 내 징크스구나!

나는 결론을 내렸다.


그 뒤로는
진행 중인 일일수록 더 말하지 않는다.
기대가 클수록 더 조용히 있으려고 노력한다.

말하지 않으면
적어도 내가 망친 기분은 들지 않으니까.


어쩌면 이건 징크스가 아니라
실패를 대비하는 나만의 방어일까?


기대를 크게 펼쳤다가
한순간에 접히는 기분을
몇 번 겪고 나니
나는 기대를 조금씩만 꺼내 쓰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도 가끔은 궁금해진다.

이 징크스는
정말 극복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나를 지키는 방식으로
그냥 안고 살아도 되는 걸까?


나는 말을 아끼는 사람이 아니라
기대를 숨기는 것 뿐인데..

입이 벌름벌름 하지만 참아본다.


나는 오늘도 잘 될 것 같은 일을

조용히 마음속에 넣어둔다.


혹시 모를 행운이
놀라서 도망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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