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던 순간이, 과연 나에게 있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시간이 있나 하고.
나는 누구보다 생각이 많은 편이다.
흔히 말하는 MBTI 유형 중에서도 생각이 많다고 알려진 INFP.
하나의 일이 생기면 그 일의 앞과 뒤,
가능성과 결과, 혹시 모를 상처까지 미리 생각해버린다.
그래서 삶이 종종 피곤하다.
‘생각을 멈추는 방법’이 있을까.
‘생각을 안 하는 상태’라는 게 정말 가능할까.
이 질문 끝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명상이라는 단어를 떠올랐고
명상이 어떤 건지 알아보기로 했다.
명상에 대해 알아보니 생각을 억지로 지우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
떠오르는 생각을 붙잡지 않고 그냥 흘려보내는 연습.
꼿꼿하게 앉되 힘은 빼고, 눈을 감은 채천천히 호흡에 집중한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코나 입으로 천천히 내쉰다.
배가 부풀고, 다시 들어가는 감각을 그저 관찰한다.
생각이 떠오르면 ‘아, 생각이 왔구나’ 하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온다.
즉, 명상은 생각을 없애는 게 아니라 생각과 거리를 두는 연습에 가까운 편이었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어렵다면 다른 방식도 있다.
천천히 걸으면서
발바닥 감각에 집중하는 것.
오른발, 왼발.
땅을 딛는 느낌을
속으로 따라가본다.
생각 대신
감각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발끝에서 시작해 종아리, 허벅지, 복부, 어깨, 얼굴, 그리고 정수리까지.
몸의 감각을 하나씩 느껴본다.
생각이 아닌 ‘지금의 몸’으로 돌아오는 연습이다.
명상을 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이유도 궁금해졌다.
천천히 긴 숨을 내쉬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몸이 이완되고, 뇌는 지금이 안전하다고 인식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스트레스에 대한 과민 반응이 점점 약해진다고 한다.
결국 명상은 생각을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생각에 휘둘리지 않는 훈련에 가까웠다.
나는 아직 완전히 아무 생각 없이 있는 상태가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생각을 흘려보내는 연습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생각 부자인 내가 조금 덜 피곤해지기 위해.
혹시 당신도 생각이 많아서 지치는 사람이라면,
‘생각을 멈추는 법’을 찾기보다 ‘생각을 흘려보내는 연습’을 먼저 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