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를 쓴 지 겨우 10일.
취미로 글을 쓰기 시작하니 이상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종이의 두께와 질감, 펜촉의 부드러움, 같은 검정색 잉크라도 미묘하게 다른 색감 같은 것들이다.
심지어 펜이 노크형인지, 뚜껑형인지, 클립이 달려 있는지까지 보게 된다.
예전에는 노트를 거의 쓰지 않았다.
대부분 디지털 드로잉으로 작업하다 보니 노트는 딱히 필요 없는 물건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노트를 용도별로 찾게 된다.
글을 쓸 때 손이 편안한지, 필기감은 어떤지, 펜을 잡았을 때 그립감은 괜찮은지 같은 것들도 자연스럽게 살피게 된다.
예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던 것들인데 글을 쓰기 시작하니 이런 작은 감각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번 주에는 4회짜리 글쓰기 수업도 등록했다.
살면서 글쓰기에 흥미를 느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 재미가 생기다니 조금 놀랍다.
"아침 글쓰기가 내 일상에 이렇게 많은 변화를 가져올 줄이야..!"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노트와 펜에 벌써 15만 원이나 써 버렸다는 것… ^_^
그래도 글쓰기 수업이 무료였으니까 거기에 썼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어 본다.
아마도 나는 내 창작성을 끌어올리는 데 투자하고 있는 중일 거라고 생각하면서.
어제는 일러스트 페어에 참여자가 아니라 관람객으로 다녀왔다.
오랜만에 천천히 구경했는데 귀여운 미니북 형태의 독립출판 책들이 꽤 많았다.
요즘은 왜 이렇게 핸드메이드 제품이나 귀여운 것들이 좋은지 모르겠다.
이 취향이 할머니가 될 때까지 계속되면 좋겠다.
마음껏 좋아하는 것들을 모으고, 취향을 따라 움직이며, 소소하게라도 꾸준히 만들면서 사는 것.
언젠가는 내 취향이 가득 담긴 작은 소품 가게도 만들어 보고 싶다.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도 키우고, 그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살아가는 것.
생각해 보면 이 모든 변화는 겨우 아침 글쓰기 10일에서 시작됐다.
앞으로 또 어떤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지, 조금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