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하나를 깊게 생각하다 보면
생각을 정리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의 과정이 어쩌면
우리의 소화기관과 비슷한 건 아닐까 하고.
사람마다 키가 크고 작은 것처럼
소화기관의 길이도 다르고,
동물들도 채식 동물과 육식 동물에 따라
소화 구조와 시간이 다르다.
그렇다면 사람마다 생각을 소화하는 방식도 다르지 않을까?
어떤 사람은 생각 자체를 오래 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비현실적인 상상이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떠올리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가
걱정의 덩어리가 점점 커져 결국 그 걱정이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한다.
정말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만약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 무언가를 먹고 소화하는 과정과 비슷하다면,
우리에게도 생각을 소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먼저 음식을 씹을 때처럼 생각도 천천히 잘게 나누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입에 있는 치아와 침처럼 생각을 잘게 부수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고민이 생겼다면 그 고민을 그냥 삼키지 말고
하나씩 뜯어보는 것이다.
왜 이런 고민이 생겼을까.
내 감정은 지금 어떤 상태일까.
왜 이 일이 속상하게 느껴졌을까.
나는 사실 무엇을 바라고 있는 걸까.
이렇게 질문을 던지다 보면 그 생각이 어떤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생각들은 마치 음식이 위로 내려가듯
조금씩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그러다 보면 어떤 생각은 창의성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어떤 고민은 막상 잘게 나누어 보면 생각보다 큰 문제가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어쩌면 남 탓이라고 느꼈던 일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소화기관을 거쳐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만 남듯이,
생각도 나에게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는 흘려보내면 된다.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몸이 괴롭듯이, 생각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
마음이 계속 불편해진다.
그래서 앞으로는 내 생각도 잘 소화시키는 연습을 해 보려고 한다.
건강한 생각은 남기고 나에게 필요 없는 생각들은
조금씩 배출하면서.
나 스스로 탈이 나지 않도록 내 안의 생각 소화기관을
천천히 만들어 가야겠다.
나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