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윗집에서 바닥에 마늘을 빻고 계신 건지
도저히 잠을 잘 수 없는 소음에 잠이 깼다.
주말에는 옆집인지 아랫집인지
피아노 소리가 들리고,
가끔 어디선가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도 들린다.
층간소음은 어떻게 보면
아파트에 살면서 겪게 되는 숙명 같은 것 같다.
나는 굳이 따지는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제품 환불이나 반품도 잘 하지 않고,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오면 그냥 빼고 먹는 편이다.
층간소음도 가끔 나는 정도라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편이다.
물론 매일 밤,
잠들기 직전에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면
그때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러다 문득 아주 어렸을 때 살던 집이 떠올랐다.
주택 반지하에서 태어날 때부터 여덟 살까지 살다가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기억이 희미하긴 하지만 대문으로 나가기 전 집과 대문 사이에 작은 마당 같은 공간이 있었고,
그곳에서 고무호스로 물놀이도 하고 밖에는 은행나무도 보였다.
그때는 ‘층간소음’이라는 단어도 몰랐겠지만아파트로 이사 온 뒤 초등학생 시절에는
오히려 내가 층간소음을 일으키던 귀여운 악마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은 어느새 층간소음을 느끼는 어른이 되었다.
소음에 전혀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생각해 보면 모든 사람은 소음에 민감한 것 같다.
다만 그걸 참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
어쩌면 나는 윗집에 올라가 따졌을 때
“예민한 아가씨네…”
라고 생각할까 봐 걱정이 먼저 드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이 불편한 순간을 참아 버리는 쪽을 선택한다.
글을 쓰다 보니 문득 깨달았다.
이 방식이 나의 인간관계와도 꽤 닮아 있다는 것을.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도
‘왜 무례하게 이런 이야기를 나에게 하지?’ 싶은 순간이 있고,
나를 감정 쓰레기통처럼 붙잡고 모든 감정을 쏟아낼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상대에게 상처가 될까 봐 내 불편함을 바로 말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층간소음’을 떠올리기로 했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말들도 층간소음처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소음을 들었다고 해서 내 하루까지 망칠 필요는 없으니까.
그저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하면 된다.
“아, 또 층간소음이 시작됐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