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티스트 웨이’ 2주 차였다.
내가 즐기는 일 스무 가지를 적어 보라는 과제가 있었는데,
적다 보니 문득 ‘목욕하기’가 떠올랐다.
그래서 갑자기 생각했다.
오늘은 꼭 집에서 목욕을 해야겠다고.
뜨거운 물을 한가득 받아 놓고
몸을 접어 욕조에 담그는 일은 언제 해도 기분이 좋다.
오늘도 건강하게 있어 준 내 몸을 꼭 안아 주는 느낌이랄까.
목욕을 마치고 머리를 감으려 할 때면 이 가득한 물이 괜히 아까워진다.
‘이 물을 그냥 보내기엔 너무 아까운데…’
평소에는 물을 그렇게 아껴 쓰지도 않으면서 이럴 때만 괜히 방법을 찾게 된다.
그래서 결국 욕조 안에 머리를 쑥 담그고 그 물로 머리를 감는다.
생각해 보면 조금 모순이다.
그래도 그렇게 머리를 감다 보면 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어릴 때, 엄마와 함께 목욕하던 기억.
목욕탕에서도, 집에서도 엄마와 같이 씻는 날이 많았다.
엄마가 물을 아끼려고 대야에 물을 받아 머리를 감겨 주면
샴푸 물이 섞여 코로 훅 들어오고 거품이 눈에 들어가 따갑다고 찡그리면서도
엄마의 손길에 몸을 맡기고 머리를 감고 있었다.
그때는 엄마는 왜 이렇게 머리를 세게 감기지(?)
왜 꼭 이렇게 해야 하지(?)
속으로 투덜거렸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그 시간이 괜히 그립다.
그때의 젊었던 엄마, 지금과 달리 건강했고 힘이 넘치던 엄마가 떠오른다.
욕조 안에서 머리를 감다가 문득 그 사실이 떠올라
괜히 마음이 조금 슬퍼졌다.
그래도 다행이다.
샴푸 향이 가득했던 그 목욕 시간들이
지금도 내 기억 속에 아주 따뜻한 장면으로 남아 있으니까.
그 시간들을 엄마가 나에게 남겨 준
작은 선물처럼 목욕할때마다 가끔 꺼내어 떠올릴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