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뛰는 일을 한다는 건 참 멋진 일인 것 같다. 노래 가사 같은 말이지만, 마음이 끌리는 일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주변을 보면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은 눈이 반짝이고, 그 자체로 에너지가 넘쳐 보인다. 덕질을 하든, 좋아하는 일을 하든, 그 몰입이 주는 활력은 분명 존재한다.
나는 사실 제대로 된 덕질을 해본 적은 없다.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가수가 있어도 영상을 몇 번 더 찾아보는 정도였지, 누군가를 깊게 파고들 만큼 빠져본 경험은 없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어쩌면 가장 강력한 덕질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만든 캐릭터를 좋아하고, 그걸 키우기 위해 시간과 돈, 에너지를 쏟는 일. 전 재산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투자할 마음이 있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런데 이 캐릭터 작업은 단순한 덕질과는 또 다르다. 오히려 육아에 가깝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 캐릭터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스스로 밥을 먹지도, 나에게 말을 걸지도 않는다. 내가 계속 신경 쓰고 돌보지 않으면 멈춰버린다. 그래서 이 일은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 책임감이 따라오고, 때로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 무거워지기도 한다.
답이 보이지 않을 때도 많았다. 계속 제자리인 것 같고,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서 몰래 울면서 그림을 그린 날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 정말 포기하려는 순간마다 기회가 찾아왔다. 좌절의 끝에서 항상 누군가의 도움이나 새로운 가능성이 나타났다. 그게 참 신기했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고, 더 잘해야 할 것들도 많다. 가끔은 이 책임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내가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마음으로 이 일을 이어간다면, 결국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