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꿈을 꿨다. 보통은 무서운 꿈을 꾸고 나서 “아 제발 꿈이었으면…” 하다가 깨면 “아, 꿈이었네. 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조금 다른 종류의 이상한 꿈이었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키 크고 잘생긴 ‘지수’라는 이름의 남자가 나를 꼬시는 꿈이었다. 이름은 여자 이름인데, 남자였다. 이미 여기서부터 이상하다. 데이트를 하고 헤어졌는데, 내가 그 사람을 차단해버리는 내용까지 이어졌다.
문득 궁금해졌다. 꿈에는 왜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등장할까. 현실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인데, 꿈에서는 너무 자연스럽게 관계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 사람이 나를 다시 찾아오고, 결국 주변 사람들까지 알게 되면서 오빠와 싸우게 되는 전개까지 이어졌다. 알고 보니 그 사람은 외국에 사는, 오빠 친구의 친구의 친구 같은 존재였다. 꿈을 꾸면서도 너무 황당하고, 한편으로는 웃기고, 또 이상하게 기가 빨리는 느낌이었다.
이럴 때마다 생각한다. 꿈이 인사이드 아웃처럼 각본이 있어서 내가 조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내가 꾸고 싶은 꿈을 매번 선택할 수 있다면,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예쁜 풍경과 좋은 날씨만 가득한 꿈을 꿀 수 있을 텐데.
생각해보니 꿈에서 캐릭터처럼, 애니메이션처럼 등장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던 것 같다. 현실에서 본 것들이 뒤섞여 요상하게 조합되는 걸 보면, 꿈도 결국 내가 겪은 것들로 만들어지는 건가 싶다. 그래서 더 신기하다.
어릴 때는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구름을 밟고 점프하는 꿈 같은 걸 자주 꿨던 것 같은데, 요즘은 점점 현실적인 꿈만 꾸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재미가 덜하다.
앞으로는 잠들기 전에 말도 안 되는 상상을 좀 해볼까 한다. 시트콤 같은 상황, 터무니없이 웃긴 장면들,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잠들면, 꿈에서도 조금은 더 재미있는 일이 펼쳐지지 않을까?
뉴스나 쇼츠는 조금 줄이고, 대신 상상을 더 많이 해보는 쪽으로. 어쩌면 꿈도,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