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까? 말까?
나는 당근 온도 53%를 자랑하는, 나름 자부심 있는 당근 매니아다.
중고 거래를 꽤 오래 해왔고, 나만의 기준도 있다.
중고는 적어도 내가 산 가격의 반값쯤에는 팔아야 한다는 것.
그런데 이상하게도, 막상 팔려고 하면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특히 옷...
살쪄서 못 입게 된, 분명 새 것같은 가죽 자켓을 만 원에 올렸을 때였다.
올린 지 5분도 안 돼서 쏟아지는 메시지들.
“안녕하세요!”
“저요!”
“혹시 팔렸나요?”
그 순간,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분명 처분하려고 올린 옷인데, 갑자기 괜히 예뻐 보인다. 괜히 아깝다.
마치 가죽 자켓이 “이제 와서 날 보내?” 하고 묻는 것처럼.
‘이거 진짜 한 번밖에 안 입었는데…
봄까지만 더 입고 팔까?’
생각은 꼬리를 물고, 결국 나는 자켓을 꺼내 입어본다.
그리고 어김없이 거울 앞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아직 나한테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잠시 후, 나는 예의 바르게 메시지를 보낸다.
“죄송해요, 팔렸어요.”
“먼저 연락 주신 분이 계셔서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왜 이런 심보가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갖기엔 애매하지만, 남 주긴 아까운 마음.
이게 바로 그 심리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나만 이러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