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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디터 Jan 30. 2021

미디어전시 최강자, 팀랩전과 아르떼뮤지엄을 소개합니다②

제주 아르떼뮤지엄을 다녀오다.

벌써 발행한 지 몇 개월이 지나버린 1편 글에 이어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제주 아르떼뮤지엄 전시를 리뷰하려한다. 아르떼뮤지엄은 팀랩에 비해 친숙한 사람들이 많을텐데, 그 이유는 바로 코엑스에 있다.


디스트릭트 WAVE 홍보영상 캡처

코엑스 근처 SM 타운 외벽에 설치된 큰 전광판. 대형 수조 속 파도가 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놀라고 눈길을 떼지 못한다. 당장이라도 눈앞에 쏟아질 것 같은 물 때문이다. 대형 수조 안에 물이 있는게 분명한데, 물이 아니란다. 미디어아트 작품 <WAVE> 이야기다. 이 파도는 큰 화제가 되며 뉴스, SNS 등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나 역시 이 파도를 본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만큼 멋있는 기술이었고, 압도적인 매력을 가진 작품이었다. 대표작품인 만큼 제주 아르떼뮤지엄에서도 <WAVE>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을 만든 건 '디스트릭트'. 얼마 지나지 않아 국제갤러리에서 비슷한 작품을 선보인 전시가 인기를 끌었다. 그 전시가 바로 디스트릭트의 유닛이라는 에이스트릭트의 첫 개인전이었다. 작품이 K3관에 있는 딱 하나였는데 관객들이 쉬이 자리를 뜨지 못해 관람 제한시간도 생겼다. (거리두기를 지향하는 영향도 있었을 테다) 코로나로 여행을 가지 못하는 관람객들에게 리얼한 파도소리까지 들려주는 그 전시장은 그야말로 피서지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디스트릭트가 제주도에 대형 아르떼뮤지엄을 지었다.(이 모든 과정이 2020년에 진행된 것이다) 무려 50억을 투자해 만들었다는 광활한 아르떼뮤지엄. 작품의 가짓수도 몹시 많아서 일일이 리뷰하기 어렵지만 가장 좋았던 세 작품을 소개해보려 한다.


내가 그린 동물이 살아 움직인다면?

내가 그린 여우

<NIGHT SAFARI> 이 작품이 내게는 가장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여우, 코끼리, 기린 등 종이에 내가 생각하는 동물, 그려내고 싶은 동물에게 마음대로 색을 입히고  위에 놓으면 캐릭터가 살아난다. 살아난 캐릭터는 전시장의  벽에 유유히 걸어 다닌다. 현장 반응도 뜨거웠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였다. 이런 기술을 활용한 예술교육이 조금 더 활발해진다면,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예술을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스쳐갔다.


한국에서도 오로라를 만날 수 있는 곳.

<BEACH> 아르떼뮤지엄의 많은 작품  가장 자연스러웠던 작품이다. 물론 오로라를 직접 보지 못해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히 인위적인 느낌이 덜했던 작품. 미디어로 펼쳐진 오로라 하늘도 이 정도인데 진짜로 오로라를 마주하게 되면 얼마나 벅찰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상과 현실, 그 경계 속에서 만나는 제주의 아름다움

<GARDEN  #1 제주를 담은 빛의 정원> 는 전시 섹션 중 가장 큰 공간에서 펼쳐지는 작품이다. 시대별 명화를 보여주는 GARDEN #2 와 번갈아 진행되는 작품인데 제주의 아름다운 포인트들을 잘 캐치하여 자연스럽게 만들어냈다. (제주도 홍보영상으로 쓰여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 현실의 풍경(유채꽃, 바다, 일몰 등) 도 잘 담아냈지만 꿈에서 나올 법한 상상 속 제주의 모습도 현실과 잘 어우러지게 표현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팀랩전 vs 아르떼뮤지엄


두 전시 모두 자연을 소재로 삼고 있고, 광활한 공간을 꽉 차게 활용한 전시지만 개인적으로는 팀랩전이 더 재밌었다. 아무래도 아르떼뮤지엄의 경우 나이트 사파리 작품을 제외하면 관객이 참여하여 작품을 만들어나갈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FLAWER> 나 <WATERFALL> 같은 작품은 너무 인위적이고 어지러운 작품이다 보니 오래 보고 있기가 힘들어서 아쉬웠고, 작품 <STAR>의 경우도 이미 유사한 형태의 설치미술이 많기 때문에 관객의 동선에 따라 빛을 변화하게 만들거나 하는 부분이 가미되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똑같이 자연을 소재로 한다면 일반 회화작품에 비해 미디어아트 작품이 가지는 강점은 관객 참여에 있다고 생각한다. 미디어아트가 아무리 자연스러워져도 풍경화나, 인간이 눈으로 담는 자연보다 안정감을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객들이 미디어아트 작품에 거는 기대가 다른 작품에 비해 좀 다른 것 같은데, 그 점을 조금 더 공략했다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국내 미디어아트 전시의 발전사(?)에서 아르떼뮤지엄이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주를 간다면 꼭 들려보기를 권장한다. 앞으로 더 다양한 작품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되는 뮤지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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