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입구에 갔다가
갑자기 살던 동네가 그리워져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내가 살던 윗동네를 향해 가는 길.
유치원 생 때부터 다녔던 새마을 떡볶이 집.
현재 영업은 하지않지만,
이렇게라도 남아있어 주어 고맙다. 피아노 교습소의 건물 옥상서
집 건물을 짓는 동안 잠시 살았었다.
원래 살던 곳과 일명 아랫동네라고
불리운 곳과는 중간에 위치한 곳이었고,
다 지은 집으로 이사가면서
나는 완전히 아랫동네 사람이 되었었더랬지.
거창한건 이야긴 아니고
아현동과 가까운 염리동에서 살다
이대입구와 가까운 대흥동으로 내려가서
살게되었다는 걸까?;;
국민학생 시절 준비물을 책임져 준 태양문방구. 낮가림이 심해 혼자가선 물건 달란말도 제대로 못했던 내게, 먼저 친근하게 다가와 주시고 친절했던 주인 아저씨. 들어가볼 용기가 안나서 그냥 밖에서 보기만 그리운 윗동네로 가던 중. 이 골목 끝엔 다른 차원의 세상이 있을거라 생각했던 골목 발견. 그때. 갑자기 나타난 멋진 턱시도를 차려입은 냥이. 마치 따라 오라는 듯 . 앞서가다 뒤돌아본다.
'안 따라오고 뭐하냥. 닝겐(인간).'
근데 녀석아 내가 너보다 여기 더
오래 살았거든?
그래도 고양이 안내자의 보챔이
싫지않아 따라가본다.
"여기도 말이다냥 곧 재개발이 될것 같다냥'
"그래?그건 내겐 너무 슬픈 이야기인걸.ㅠㅠ" 열심히 네 발로 안내해주고 있다. 그렇게 따라가다 나온 옛날 우리 집.
5살부터 12살까지 살았다.
아직도 집 내부구조가 눈에 선하다.
집 앞 놀이터엔 이제 아무것도 없고 그 위로 아파트 단자가 들어섰다. 안내자의 말대로 이제 곧 여기도 재개발의 바람이 몰아칠것같다. 어린 시절과 똑같은 풍경에 가슴이 울컥했다. 고양이 안내자가 홀연히 사라져,
이제 혼자만의 추억 되감기다.
아현시장으로 가는길. 친구 집으로 기억하는데, 그때와 역시 똑같다. 아현시장 가는 길에 있는 놀이터.지금 생각해보면 어린애들인데도 텃새가 싱했던게
아현동 아이들은 꼭 여기서 놀아야했고
염리동 아이들은 우리집앞 놀이터에서만 노는게 불문율 이었으니
자매들 중 제일 욕심이 없어서
엄마가 늘 시장엔 나를
데리고 다녔다. 그 때 그길을 걸으니 엄마와 내 모습이 저 앞에 보이는것만 같다. 거의 그대로 인 길. 계단 위로 언니가 다니던 유치원이 있었던것 같다. 이제는 반쪽이 되어버린 아현시장. 이렇게 엄마와 늘 같이 왔던
아현시장을 끝으로 추억여행은 끝이났다.
재개발의 열풍속에서도
내가 어린시절 살던동네는
거의 그때의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추억을 되감기해볼수 있다는게 지금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이제 재개발을 목전에 두고있는 내 추억들.
그전까지 자주 와서 되감기를 해야겠다.
고양이 안내자를 만나 더욱
특별했던 추억여행.
지금 이 글을 보는 당신도
한번 떠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