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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걍 쩡양 Nov 09. 2017

청춘의 맛. 기소야의 김치우동

첫 알바의 추억이 담긴 맛.

대학1학년 방학 때

신촌에서 첫 알바를 했다.


알바를 시작한 곳은 우동집에 가까운 일식집.

지금은 어마어마한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곳이지만

그 당시엔 신촌에 있는 그 곳이 (내가 알기론)

유일한 가게 였다.


나는 알바 시작과 동시에 야무지지 못한 죄로

많은 구박을 받았었다. 하지만 그때의 난 구박과 핍박이 신경 쓰지 않았었다. 고치면 돼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단점을 고쳐 나갔었다. 그리고 결국 모두가 끈기.성실 하나는 인정하는 알바생이 되었더랬다.


지금 그때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난 분명

좌절하고 포기했을텐데, 그때의 나 녀석은

조금 괜찮은 녀석이었던 것도 같고 ㅎㅎ


여튼. 20년간 떡볶이만 먹다.

처음으로 먹은 일본 우동의 맛은 정말 신세계었다.

오후3시부터 알바생인 나는 퇴근을 하고

브레이크 타임과 직원 식사시간이 시작되는데

다들 고기구워 먹고 비싼걸로 점심 먹을때

난 언제나 우동을 해달라고 주방장님을 졸랐다.

바빠서 점심을 못 먹고 가는 날엔 사장님이

집에가서 해먹으라고 싸주기도 하셨다.


내가 그 가게 메뉴에서 제일 좋아했던 건

김치우동이었다.

(이 곳은 상호는 같지만 세미점포라 가격이 싸고 메뉴구성이 다르다. 김치우동 맛은  다른 곳 보다 나음)


신촌의 가게가 없어지고

수년 후에도  이 맛을 잊지못해

여의도점을 찾아가 먹기 시작했고


운명처럼 신도림 근처서 일할 때, 이 가게가 있어 자주 먹을 수 있었다.


젊은 날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맛이

이 김치우동 맛이다.

젊었던 그때를 잊고싶지 않아 나는 이 가게를

꾸준히 찾는걸지도 모르겠다.


결국은 언제나 기승전 추억팔이다.

오늘도 추억 잘 먹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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