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인터뷰 : Yoopacaca

실험적인 전자음악을 위한 스튜디오 라이브 "Noisoom"

by 강민구

크리티컬 리스닝 커뮤니티에서 제작하는 전자음악 전문 공연 노이즘 (Noisoom) 2024년 4월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아티스트 'Yoopacaca'님의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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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하고 싶은 음악, 솔직한 음악 하는 Yoopacaca입니다.


Q. 음악을 시작하신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처음에는 고등학교 시절에 단순히 멋있는 것 좀 해보고 싶어서 스쿨 밴드를 통해 시작했습니다. 베이스기타를 잡게 된 것도 이때부터이고요. 재미있게 활동 하기는 했지만, 진지한 진로까지는 아니었는데요, 엉뚱한 계기로 고등학교 졸업 후 쭉 음악을 하게 되었어요.

원래 대학 진로는 건축과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당시 제가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어떻게든 일본에 여행을 한번 가고 싶어 했어요. 마침 일본을 통해서 버클리 음대에 입시 면접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속내는 일본 여행 한번 다녀오는 거였지만 핑계 삼아 부모님께는 나름 음악에 진심이니 거기 가서 한번 응시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일본여행 재미있게 하고 왔고요, 그런데 덜컥 합격해 버린 거에요. 그게 본격적인 계기라 할 수 있겠네요.


Q. 그럼 그대로 버클리 음대에 진학하신건가요?

사실 그렇지는 않고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버클리 음대는 워낙 학비가 비싸니까 한국의 재즈 아카데미에서 미리 학점 이수를 할 수 있는 과정이 있어서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조금 준비했어요. 그리고 군대 다녀와서 미국으로 가려고 했죠. 그러다 중간에 또 아이돌 밴드 연습생 생활을 좀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군대도 미루고 일본에서 합격했던 버클리 입시도 취소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아이돌 연습생이라는 게 쉬운 일인가요? 1년 반 정도 하다가 기획이 엎어지고 음악 해야겠다는 마음도 한풀 꺾이고 말았어요. 공부 다시 해서 역시 건축과 진학에 도전할까 했는데 어쩌다 보니 또 군대를 군악대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역시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어 군 생활을 마무리할 즈음에 버클리 입시를 다시 치르고 나서 전역 후 2주 뒤에 바로 미국으로 날아갔습니다.


Q. 본격적인 음악생활 시작 후에는 어떤 활동을 해오고 계신가요?

기본적으로 제가 가진 음악 성향은 락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활동 장르를 구체적으로 가리는 편은 아닙니다. ‘모던 빈티지’라는 락 밴드에서 베이스 세션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또 버클리 동문과 함께 만든 ‘리스키 소울’이라는 페스티벌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9인조 빅밴드가 있습니다. 즉흥적인 현대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홀리몰리’라는 2인조 팀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상당히 와일드한 팀이라서 SNS도 없고 그냥 팀 섭외가 되면 그때부터 곡을 만들어서 한번 맞춰보고 바로 공연을 갑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리랜서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주로 한국무용이나 현대무용을 위한 곡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Q. 상당히 많은 활동을 하고계시는데, 그럼 본인의 음악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정의하시는지요?

사실 이런 여러 가지 팀 활동을 하다 보면 악기의 역할적인 면에서도 저는 베이스라는 악기가 음악 전체를 서포트하는 역할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또 팀 내에서 제가 녹음이라던가 후반작업과 같은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도 서포터로써의 역할이 큰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역할도 중요하고 또 제 나름대로 자부심도 가지고 있지만요, 그래도 좀 더 주도적으로 나만의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개인 활동인 ‘Yoopacaca’를 만들게 된 거예요. 그래서 첫 소개에서 ‘하고 싶은 음악, 솔직한 음악’을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호흡을 맞추거나 서포트할 필요 없이 완전히 제 에너지를 쏟아낼 수 있는 활동을 하려고요.


Q. 그럼 음악 스타일을 알기 위해서는 ‘Yoopacaca’의 활동을 확인해야겠네요

이 이름을 걸고 솔로 활동을 한 것은 아직 1년 남짓입니다. 그 사이 정규 앨범을 한 장 발매했고 싱글 음원 활동도 했습니다. Yoopacaca의 곡 작업에서는 한 가지 원칙을 정하고 있습니다. 모든 곡은 그날 쓰기 시작하면 그날 끝내야 한다는 당일 제조 원칙이에요. 물론 사운드 밸런스라던가 후작업은 나중에 더 보강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시퀀싱 자체는 그날 하루 만에 마무리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오늘의 감성이 있고 내일은 또 그것이 달라질텐데, 제 생각에는 이런 시간적인 감성의 차이가 섞이는 것이 싫더라고요. 그렇게 상당히 많은 곡을 작업해 오는 중이고요, 사실 작년에 발매한 정규 앨범인 ‘Cymatics’ 역시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컨셉이 있다기보다는 두서없이 작업해 온 곡들을 나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 자체로 ‘정말 하고 싶은 것 무엇이든 했다’는 목표를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혹시 활동명 ‘Yoopacaca’는 어떻게 결정하게 되신건가요?

아, 제가 일단 알파카라는 동물을 참 좋아합니다. 또 왠지 라마를 닮았다는 친구들 사이에서의 별명이 있기도 했고요. 본명이 유영은이라 유파카라는 네임을 떠올렸다가 조금 더 힙한 느낌을 한 꼬집 더한다는 느낌으로 한 글자 덧붙여 ‘유파카카’가 되었습니다.


Q. 작업에 즉흥적인 면이 강하신데요, 어디서 영감을 받고 진행하시나요?

처음에는 특별히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곡 작업을 해오다 보니 느끼는 것은 말하자면 어떤 장면이나 장소, 이미지들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읽다 보면 글로 묘사된 내용들이 완전한 이미지로 머리에 떠오르기도 하잖아요? 그런 상상과 표현을 다시 음악으로 만들어보는 겁니다.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라던가 우주, 은하수... 굳이 말하자면 이렇게 시작이 되는 구체적인 이미지가 있기는 합니다만 최종 완성되어서 청자에게 전달되었을 때 혹시 또 다른 이미지를 상상해 준다고 하면 그건 그거대로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Q. 공연 주제인 ‘노마디즘’에 대해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신다면?

일단 직관적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노마드라고 하면 유목, 방랑이라고 하면 여행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랐어요. 방랑, 방황의 키워드에서 제가 여행으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결국 그 끝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길을 간다는 건 물론 새로운 것을 찾고 그에 대한 성취감도 있긴 하겠지만 결국 인간이라면 자기의 근원과 뿌리에 의미를 두고 찾아갈 수밖에 없다 싶기도 합니다.

저는 짧은 기간 정말 다양한 활동, 여러 가지 장르의 음악들을 뒤섞어가면서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음악을 공부하고 또 접하다 보면 과연 내가 음악을 사랑하게 되었던 지점은 무엇이었나를 되돌아보게 돼요. 물론 음악을 공부하고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동안에는 뻔한 것 하기 싫고 새로운 것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것으로 찾아가기 마련이고 어찌 보면 어렸을 때 내가 좋아했던 음악들은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단순하기도 하고 훌륭한 음악이라고 평가하기 어려울 수도 있게 됩니다. 그런데 그게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에요. 굳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좋은 음악이냐 평가하기 이전에 좋아하는 음악인 것입니다. 예술을 해 나가는 동안 노마디즘이 이야기하는 방황과 즐거운 여행 역시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결국 그 도중에도 자신의 근원적인 것을 잃어선 안되고 또 언젠가는 결국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믿습니다. 영원한 노마디즘은 없는 것 같고 순환이 있다고 생각해요.




아티스트 Yoopacaca의 Noisoom 공연 보러가기 :

https://youtu.be/0CUxDxS3ZdI?si=u-ZES7Zmtx2Xc7h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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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티컬 리스닝 커뮤니티 Critical Listening Community

https://www.instagram.com/clc_noisoom/

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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