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인터뷰 : Deja

실험적인 전자음악을 위한 스튜디오 라이브 "Noisoom"

by 강민구

크리티컬 리스닝 커뮤니티에서 제작하는 전자음악 전문 공연 노이즘 (Noisoom) 2024년 9월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아티스트 'Deja'님의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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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모듈러 신디사이저 아티스트 Deja (데쟈)입니다. 일단 소리로 뭔가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모듈러 신디사이저라는 것은 도구로 사용하고 있으니까 왠지 모듈러 신디사이저 아티스트라고 하면 주객이 전도된 것 같은 기분이기도 하지만요. 이 악기 혹은 장치가 가진 특성이 제가 원하는 소리 표현에 참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소개해 보고 있습니다.


‘Deja’라는 활동명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데쟈뷰 할 때의 표현에서 앞부분만 따온 이름입니다. 실제로 데쟈뷰를 자주 느끼거나 자각몽을 꾸기도 하고요. 사실 깊이 고민해서 만든 이름이 아니긴 한데요, 그럼에도 제가 소리로 표현하는 것들은 결국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것이나 즐겨하는 것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투영되어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보면 제가 하는 작업 자체는 저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일종의 데쟈뷰일 수 있겠습니다.


꼭 음악으로 집어 소개하진 않으셨는데 그렇다면 뮤지션이라기보다는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이 강한 편이실까요?

네, 음악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보단 소리를 가지고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욕망이 큽니다. 더구나 그것이 소리에만 그치느냐 하면 또 그렇지 않아요. 모듈러 신스를 제 도구로 선택하는 데에는 단순히 컴퓨터만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시각적으로 나타나는 느낌들도 좋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리가 중심이지만 종합적인 표현을 하고자 하는 아티스트로 봐주셔도 좋겠습니다.


음악 혹은 소리 예술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임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일단 부모님은 미술을 하셨는데요, 취미의 일환으로 어려서부터 악기는 피아노, 기타, 단소 다양하게 배웠습니다. 기본적으로 악기에 대한 호기심은 많이 있었어요. 20대 초반에는 완전히 락 음악에 빠져있어서 점점 더 취향이 하드코어를 향하게 되었죠. 대학 동아리도 락 음악에 관한 동아리에서 활동했는데 언제 한번은 자기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그런 세미나가 있었어요. 한 친구가 에이펙스 트윈을 소개했는데 거기에서부터 전자음악에 꽂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즉흥연주의 형태로 공연 프로그램을 준비하시는 것 같습니다. 틀이 갖추어진 곡을 연주하는 대신 즉흥연주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워낙 성격이 뭔가 정해진 것을 따라 하거나 틀을 잡고 하는 것을 못 견뎌 하는 편입니다. 밴드가 아닌 혼자 작업에 임해보면서 박자도 상관하지 않고 밀었다가 당겼다가, BPM도 바꿔보기도 하고 자유롭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즉흥연주라는 게 아무런 준비도 안 하고 임하는 건 아니긴 합니다. 그래도 관객이 있고 제가 맡은 시간에 대한 책임이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모듈러 신스라는 이 악기의 특성 자체도 이런 즉흥성과 긴밀하게 맞닿아있다고도 느껴요.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또는 악기의 반응에 따라, 내가 좀 더 디테일한 것을 정해 두었어도 꼭 그 길로만 가지는 못하게끔 악기가 저를 리드한다고 느낄 때도 있고요. 음반 작업의 경우에도 첫 두 번의 음반 작업은 DAW에서 리니어한 작업을 하기도 했는데 세 번째 작업부터는 모듈러 신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지금은 역시 라이브에서 얻는 에너지 높은 즉흥 연주를 잘 수집해서 라이브 음반으로 방향을 잡아도 좋다고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공연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적인 부분도 있는지요?

우선 신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심각하고 심오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이 공간에서 이 시간에서 소리를 듣는 것이 즐거웠으면 좋겠고, 지금까지 밖에서 일상을 사는 동안은 조금 피곤한 일도 있었고 무거운 책임이 있는 일도 있었다면 공연을 보는 관객으로써는 그러한 일상에서 잠시 분리되어 신나고 즐거운 경험을 얻고 즐기고 가시면 좋겠다. 분명히 감상하는 음악이라기보다는 즐기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작업 외에 특별히 관심 두고 있는 활동이나 취미생활도 있으신가요?

그림은 계속 취미로 그리고 있습니다. 제 앨범의 아트워크도 다 제가 직접 그리고 있고요. 뮤직비디오에 사용되는 이미지라던가 구도, 비주얼적인 기획도 제가 직접 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이라던가 영화도 좋아하는데요, 폭넓게 안다기보다는 뭔가 하나에 빠지면 수도 없이 반복해서 다시 보는 편입니다.


앞으로의 계획도 소개해 주시면 좋겠어요.

아직은 궁극적인 목표랄 것은 없어요. 저는 음악이라고 하면 더 늦고, 소리로 뭔가를 하겠다고 달려든 시기가 오래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공연도 합니다만 한참 더 배우고 쌓아야 하는 기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오히려 이렇게 꾸준히 해 나가다 보면 40대 중반이나 50대쯤 되어서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좀 더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보다는 지금 내 앞의 단기적인 과제들을 충실히 해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조금 단기적인 과제들 가운데에는 음악이나 소리 예술뿐만 아니라 미술 작가님들이나 비주얼 아트, 다양한 기획자들 혹은 DJ분들과 함께 복합적–종합적으로 함께 모이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어요. 공연으로도 함께할 예정이고요, 또 하우스 파티 같은 형태로도 계획해 보고 있습니다.


저희 공연은 올 한 해 ‘노마디즘’이라는 키워드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의견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는 말씀드린 것처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인데요, 아무래도 점점 나이가 들수록 그런 것에 할애할 시간도 부족해지고 익숙한 것을 더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러다가는 끝내 ‘고립’되겠구나 하는 걱정도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듈러 신디사이저라는 도구는 저로 하여금 계속 새로운 시도 새로운 사고를 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이 악기는 조합해서 사용한다는 점이 또 대단한 장점이거든요. 지금까지 몇 년을 이런 기능으로 사용했던 모듈이, 이번에 새로 구매한 다른 모듈과 조합하면서 또 전혀 새로운 기능을 하게 될 때도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역시 전자음악 뮤지션이라기보다는 모듈러 신디사이저 아티스트라고 불리고 싶어요. 이 악기는 저에게 있어 그저 도구일 뿐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관계가 되었다고 볼 수 있네요.




아티스트 Deja의 Noisoom 공연 보러가기 :

https://youtu.be/EPSWPJ-b8No?si=Wdx4EVZQlmpNpKV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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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티컬 리스닝 커뮤니티 Critical Listening Community

https://www.instagram.com/clc_noisoom/

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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