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적인 전자음악을 위한 스튜디오 라이브 "Noisoom"
크리티컬 리스닝 커뮤니티에서 제작하는 전자음악 전문 공연 노이즘 (Noisoom) 2024년 2월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아티스트 '김다희'님의 인터뷰입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클래식 기반으로 현대음악을 하는 김다희입니다.
Q. 본인의 음악 스타일을 소개해주세요.
클래식 기반의 현대음악이라고 소개했지만요, 지금은 좀 더 무대종합의 음악에 관심이 있는 편이네요. 음악 스타일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지만요. 작년에 어떤 창작 독해 연극에서 음악을 담당하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때 제 음악이 비주얼적으로 그리고 극의 연출적으로 만나 시너지를 내는 것이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그래서 음악이지만 단지 음악으로 끝나지 않는, 공연에 사용되는 음악이랄지 무대종합예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Q. 무대종합예술이나 혹은 시각 예술 융합으로 관심이 있으시군요?
미디어로 간다면 영화 음악이 될 수도 있고요. 그런데 확실히 무대 예술의 현장감이라는 게 좋다는 생각은 합니다. 이게 음악 장르 중심이 아니라 매체 중심적으로 생각해 보면 얼마든지 다른 종류의 음악들도 무대에서 활용하니까요. 이걸 통해서 제 음악적인 사고의 폭을 넓히는 기회도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아무래도 음악을 시작하신 시기가 빠를 것 같은데요, 계기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네 어릴 때부터 시작했습니다. 원래 어릴 적 꿈은 피아니스트였는데요,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는 다비치에 푹 빠져서 발라드를 써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도 했어요. 어려서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쳐왔고 자연스럽게 선생님도 클래식 쪽으로 진학 계획을 도와주셨는데 다소 뜬금없이 대중음악 작곡에 도전을 한 시기도 있었던 거죠. 이후로는 작곡으로 방향이 잡혔지만 여전히 클래식 음악을 하게 되었는데요, 종종 어렸을 때의 순수한 작곡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Q. 좋아하는 아티스트 얘기해 볼 텐데요, 여전히 다비치인가요?
다비치님은 노래를 너무 잘하시죠. 두 분의 음색이 곡의 스타일과 잘 어우러져 시너지를 발휘하기도 하고요. 너무 좋아하지만 대중음악 발라드라고 생각하면 지금은 아주 많이 듣는 음악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반복되는 요소가 많은 대중음악보다는 새로운 소리를 탐구해 나가는 현대음악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현대음악이라고 하면 다들 어렵게 생각하기 마련인데,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구조적 체계성이나 원리를 이해한다면 짜릿함과 동시에 자괴감이 들기도 해요. 그런 점에서 일단은 샤리노(S.Sciarrino)를 꼽고 싶습니다. 샤리노의 음악을 듣다 보면 집요한 짜임새 안에서 소리로서 메시지를 담아내는 환상적인 표현이 굉장히 흥미로워요. 굳이 덧붙인 설명을 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그 의도와 결과가 맞아떨어진다는 쾌감이 있어요.
Q. 어릴 때부터 시작하신 만큼 음악을 지속하는데 있어 특별한 원동력이 있을까요?
우선 너무 즐거워요. 음악과 연관되어 있는 모든 것들을 하는 순간이 심지어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순간마저도 정말 즐겁습니다. 사실 작곡이란 혼자 틀어박혀 곡을 써야 한다는 참 고독한 일이며, 자괴감과 괴로움의 연속이에요. 그런데 이 곡이 결국 연주되는 그 순간 제가 느끼는 성찰과 감동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작곡은 곡을 쓴다고 끝이 아닌, 우리의 청각을 통해 전달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인 성취감 뿐만이 아니라 이 연주되는 음악을 들으면서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듣는지, 느끼는 것이 저와 어떻게 다른지, 이런 차이도 참 재미있고 신기해요. 그러니까 음악에 대한 원동력은 제 경우에는 써내는 과정보다는 이 음악이 어떤 연주자를 만나 어떻게 귀로 전달될지에 대한 흥미가 있는 것 같아요.
Q. 음악 작업을 하실 때는 어떤 방식으로 영감을 받고 진행하시나요?
이번 무대의 기억이 다음 무대의 영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꼭 같은 장르여야 하거나 같은 종류의 공연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요. 전혀 다른 작업인데도 그 전의 결과에서 얻은 에너지가 연결되는 때가 있어요.
Q. 음악 작업 외에 평소의 취미활동이나 관심사가 있으신가요?
할리우드 뮤지컬 보는 걸 정말 좋아해요. 음악도 음악이지만 뮤지컬은 특히 그 전체 분위기가 관객들이 완전히 몰입되고 극에 함께 참여하는 것 같은 느낌이잖아요. 저는 성격이 외향적이기도 하고 공연을 보는 거지만 단지 관람한다기보다는 소통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아요. 연극도 자주 보는데요, 연극을 볼 때는 뭔가 저도 모르게 심각해진다고 할까요, 뮤지컬을 볼 때 더 신나는 것 같습니다.
Q. 공연 주제인 ‘노마디즘’에 대해서 자유롭게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일단 어렵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이전 것을 부정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고 할 때 과연 새로운 건 뭘까. 다시 돌고 도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왜냐하면 제가 그동안 작업하고 공연했던 기억을 되돌아보면 또 그때는 참 새롭고 특이한 시도를 많이 하려고 했고 재미있는 공연이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시간이 지나니까 이것마저도 딱히 새로운 것은 아니에요. 그러니까 ‘새로운 것’이라는 게 참 한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이후의 활동계획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조금 짧은 계획으로는 돌아오는 9월에 청년 예술청에서 창작 독해 작품이 있는데요, 연극이지만 무용과 연주에 좀 더 무게가 있는 극이라서 제가 음악 감독을 담당하게 되어 준비하고 있습니다. 길게는 올 한해 또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원래는 현대음악으로 석사 과정을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역시 이런 무대예술이나 뮤지컬 관련한 실용음악을 공부해볼까 하는 고민입니다. 오늘 많이 말씀드린 것 같은데 계속 무대종합예술에 관심이 있어서 올해가 저에게 참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