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처럼 사는 J

by mingle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인 J는 재즈를 사랑한다. 재즈를 너무 좋아해서 대학교를 자퇴하고 작곡과 각종 악기를 배우면서 재즈를 독학했다. 그렇게 재즈를 공부하던 J는 삶과 함께, 사랑과 함께 재즈처럼 살고 있다. 재즈를 몇 단어로 정의해 보면 즉흥연주, 흔들리는 리듬감, 자유로움, 삶의 깊이를 담은 블루스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J의 인생에는 이 모든 것이 담겨있다.


먼저 즉흥연주와 같은 기억이 있다. J는 재즈를 혼자 공부하게 되면서 독립을 했다. 그때 당시 나에게 어디에서 독립을 할지 물었었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의정부로 오라고 했고, 실제로 J는 내가 살고 있는 곳 주변으로 자취방을 구해서 독립을 시작했다. 본가와의 거리가 상당했고 J는 의정부에 아무런 연고도 없었다. 경기도의 끝에서 끝으로 이사를 와서 독립을 시작했다. 누군가에게는 그렇게도 어려운 거주지의 선택이 그에겐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나의 한마디에 그는 즉흥연주를 시작했고 나는 그 연주를 너무나도 멋지게 감상했다. 집을 구하러 같이 다녔던 기억, 그의 집에 잠깐이라도 들러 소소한 이야기를 했던 시절이 있었다. J는 그렇게 의정부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재즈를 공부했다. 또, 내가 소개해준 지인과 의정부에서 사랑을 시작했다. 실제로 그 사람과 결혼을 했고 지금도 의정부에서 살고 있다.


J는 흔들리지만 멋진 리듬감을 가지고 살고 있다. 재즈를 공부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일들을 했었다. 이전에는 영화를 좋아해 영화촬영 스태프로도 일한 적이 있으며, 스타벅스에서도 일을 하기도 했었고, 지금은 코딩을 공부해서 개발자가 되었다. 얼마나 리듬감이 넘치는 삶인가. 흔들리는 삶 속에서도 본인의 리듬을 잃지 않고 연주를 이어나갔다. 내가 지금까지 본 J의 삶은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재지 않고 도전하는 삶이었다. 어쩌면 이런 삶은 나의 시선에서는 자유로워보이기까지 했었다. 물론 J의 자유에는 삶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통 없는 자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J는 삶의 깊이를 아는 사람이다. 그는 나와 고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였다. J는 항상 책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영화를 사랑했다. 다들 시험과 입시에 몰두할 때, J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삶에 대한 본인만의 가치를 만들어 나갔었다. 그런데 또 대학입시를 객관적으로 볼 때 잘했다. 솔직히 이 친구는 천재가 아닐까란 생각도 했던 것 같다. 아무튼 그 이후로도 책과 영화, 재즈와 함께하면서 삶의 깊이를 항상 더해갔고, J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는 내 고민이 고민이 아니었던 것처럼 느껴질 때도 많았다. 그만큼 J는 삶에 대한 깊이를 가지고 있다.


나는 J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았다. 재즈 같은 삶을 사는 그와 닮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나 역시도 책과 영화, 그리고 재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라는 정형화되어 있고 틀에 박힌 삶에 J는 항상 재즈를 연주해주고 있었던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