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맨이 미국 출장 가게 된 배경
직장에서 난 예스맨이다. 예스라고 하고 싶지 않을 때도 예스라고 해야 진정한 예스맨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 덕에 일과 요청은 정신없이 쌓여간다. 하루종일 눈앞에 닥친 일을 쳐내느라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른다. 정말이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누굴 탓하겠는가 내가 씌운 내 프레임에 갇힌 꼴이다. 이제는 "노"라고 외치는 순간 사람이 변했다는 소리를 들을 것만 같다.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신입사원의 열정과 적극성은 아직 나를 얽매고 있다. 수많은 업무를 내가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과 나에게 오는 요청에 대한 엄청난 공감능력 또한 한 몫한다. 예스맨은 바쁘고 내면은 무너져갔다. 맨만 붙인다고 다 히어로가 아니다. 나는 단지 man, 한 인간 중 하나일 뿐이다.
유튜브를 보면 직장에서 시키는 걸 다하지 말라는 내용의 영상들이 많다. 그러다 후회한다고. 그게 맞을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은 정말 지칠 때도 있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낄 때도 있고 성장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모든 일에는 항상 장단점이 있다.
내가 외쳤던 수많은 예스들은 내 영혼과 체력을 갉아먹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팔자에도 없는 미국 해외출장이라는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미국 공장의 급여 체계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였다. 일을 하면서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미국 공장의 팀장님께서 좋은 평판을 듣고 나를 찾았으셨다고 전해 들었다. 지금까지 정신없이 일했던 순간들과 순수한 열정들이 은은하게 뿌듯했다.
그러게 평소에 잘하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