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비정상 가족.

남들이 볼 때는 말이죠.

by 몽아무르

나와 님은 프랑스에서 만났다. 당시 나는 유학중이었고 님은 회사원이었다.


나는 오랜 연애가 결혼에 도달 할 때 즈음 이별을 맞이했다. 이별의 이유는 남자쪽 부모님의 반대였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단순히 그쪽 부모님의 반대 뿐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사람이 헤어지는 이유가 어찌 외부에만 있겠는가. 어쨌든, 그 쪽 부모님은 내가 구순열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이유로 나를 반대하셨다. 무슨 막장 드라마 찍듯 아들 몰래 내게 이별을 요구했고, 우리는 그걸 피해 몰래 언약식을 했고, 프랑스로 도망쳤다. 시작은 영화 같았으나 좋은 결말을 맺지는 못했다. 프랑스에 덜렁 혼자 남은 나는 무척 힘들었다. 안그래도 우울한 사람이 더 우울한 사람이 되었다. 매일 죽음을 생각했다. 공허했다. 내가 서있는 시간도, 앞으로 갈 시간도 보이지 않았다.


님은 태어나서 연애란 걸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친구도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어린 시절에 뭣도 모르고 겪은 끔찍한 기억을 이겨내기로 결심한다. 정신과 의사를 만나고, 스스로 마음을 돌본 뒤 사람을 만나기로 한다. 그리고 만난 사람이 바로 나였다.


나는 입술 모양이 남들과 다른 구순열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러니까 남들이 말하는 언청이가 바로 나다. 님은 가슴뼈 기형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가슴뼈가 내려앉아 있어서 남들과 외형이 조금 다르다. 그리고 내족지 보행, 그러니까 남들이 말하는 안짱걸음을 한다. (남들이 말하는) 비정상적인 외형을 가진 우리는 서로를 이해했다. 소위 정상이라는 사람들의 배척을 넘어서서 우리만의 연대를 쌓았다. 그리고 우리는 결혼했다.


결혼을 하기 전, 아이 낳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우리가 가진 비정상이 유전이라면, 우리는 아이를 낳을 것인가. 나는 망설였고 님은 긍정적이었다.


"힘든 시간들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난 그래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외모 때문에 놀림받고 외톨이로 지낸 시간이 대부분이면서 세상이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이 남자가 너무 멋져보였다. 난 팔에 있는 손바닥 만한 붉은 점도 창피해서 가리고 다니고 싶어했는데, 자신의 가슴뼈 모양과는 상관없이, 여름이면 해변에서 훌러덩 훌러덩 상의를 벗던 그 사람이 정말로 빛나보였다.


망설이던 내가 아이를 갖기로 결심하게 된 건 바로 님 덕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이들에게도 그런 시선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는 두 아이를 얻었다. 첫째 준호는 구순열과 가슴뼈 기형을, 둘째 리아는 가슴뼈 기형만 가지고 태어났다.


우리 가족에게는 꽤 많은 다름이 존재한다. 구순열, 가슴뼈 기형, 프랑스에 사는 한국인, 프랑스에 사는 한국-프랑스 아이들, 다문화 가정. 그리고 이 다름들은 우리에게 풍요로운 이야기와 더 넓은 이해 그리고 더 깊은 수용을 가져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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