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HiStory 그 남자 이야기

그 남자 펜을 들다.

2018. 10. 13. 신안군 압해도 무지개마을. - 바다를 넘겨보다.



언제 펜을 들더라도 이상할 것 없었던 그 남자. 하지만 언제 펜을 들지 고민했었던 그 남자.

풍경들이 던지는 이야기와 말소리를 인간의 언어로, 문자로 풀어야 했지만 여태껏 사진으로만 담아왔다. 시선에서 우러나는 생각을 보는 그대로 페이지에 옮겼으면 좋았으련만. 날 것의 느낌을 전하는 건 무리였을까?


대자연을 마주하면 입떠억 벌어다. 몇 초 상간에 드는 생각은 얼른 이 풍경을 앵글에 담아야 한다는 것다. 글로 옮기고 자시고 그 어떤 2차 행위를 이룰 수 없다.

다 보고,,, 다 느끼고 나서 한껏 상기된 얼굴에, 충만해진 기운을 머금고 집으로 돌아올 따름이다.


'쌩 것'(날것)의 오감(五感)을 글 한 편으로 남기지 못함을 매번 탓하면서도 버릇은 계속되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제 버릇 남 주지 않고 조금씩 깨우쳐 문장 하나라도 쓰게 되었다는 점이다. 글자들이 머릿속을 헤엄쳐 다녔지만 채 정리하지 못한 아리송함을 어떻게든 단어와 문장으로 이었다.


시작이 미약하니 결과가 창대하리라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좋아. 한 문장이 때론 글 한 편이 된다고도 하잖나. 한 번 본 것만으로도 백 번의 물음과 같다는 말처럼.

꾸준함이 없다. 진득하니 펜을 잡지 못한다. 정신이 산만하다.


하지만 새 해 들어 평소 미뤘던 글쓰기를 시작한 것으로 감사하다. 족하다. 브런치의 흰 도화지가 참 맘에 든다. 아무 말대 잔치를 해도 신경이 곤두서지 않을 듯하다. 띄어쓰기에 연연하지 않아도 후련한 느낌일 듯하다. 하다 보면 신경 쓰는 날이 오겠지만. 인자, 그냥, 막 시작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