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것들의 노래

오후 단상

by 민휴

시냇물은 콸콸거려 소리를 만든다

팔뚝만 한 잉어도 풀어놓고 시선을 빼앗는다


나무는 연두에서 초록으로 재주를 부리며

잎을 키우고 바람결에 춤도 춰 본다


하물며, 생명이 없을 것 같은 호미조차

탁탁탁 땅바닥을 찍으며 소리를 낸다


쑥은 흔들거리며 향을 내뿜는다

몸에 좋은 거라고 빛 속에서 반짝인다



대파는

어떻게든 말을 건네고 싶지만

사람들의 말을 해낼 재간이 없어

매꼼 쌉싸한 맛으로 말을 붙여 본다


뒤집힌 속이라도 가라앉히라고

어지럽게 뒤엉킨 속이라도 풀어보라고


점심으로 끓이는 라면 냄비에

한 움큼 들어간 대파가

어느 작가의 말처럼 공업적 질감을

순화시켜 입속으로 술술 넘어가고


시냇물 소리 장단 맞춰 흐르는

한낮

푸른 것들의 노래를 해독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