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청포도가

by 민휴

한낮 무더위를 피해 펴 놓은 평상에서

점심을 먹고 허리 쉼을 한다.


해가 뜨거울 때는

그늘로 숨는 것이 현명하다.


올려다보는 은행나무는

또 다른 풍경이다


연둣빛 새순들이

하늘로 뻗어 나가는 움직임이

은행나무가 하늘바다로

수영해 나가는 듯하다


우연히 나무에 매달린

셀 수 없이 많은 열매가 보인다.


비몽사몽 중에

"하늘에 웬 청포도가..."

중얼거린다.


"아무리 포도가 좋아도 그렇지..."

타박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께 은행열매 사진을 보내드렸다.


"와! 은행이 많이도 달렸구나!

그렇게 많이 달리면 크기는 작겠구나!"


60년 내공의 전문 농사꾼 최 회장님 한 마디에 잠시 시무룩해진다.


그건 그렇다치고~


다산의 여왕 은행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초록 알들이

너무도 사랑스러운 마음은

참아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