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계속 눈이 내리고 있었다. 7시 반에 출근해야 하는 남편이 걱정되어 눈 뜨자마자 창밖을 내다봤다. 늦은 귀가로 인해 지하주차장에 넣지 못한 남편 차가 보였다. 운전을 어떻게 하나... 다른 차들도 거북이걸음으로 천천히 빠져나가고 있었다. 건너편 큰 도로에는 버스가 지나가는 게 보였다.
남편차 위로는 수북하게 눈이 쌓였다. 빗자루 하나는 차 안에 대기해 놓은 상태인데 마음이 놓이지 않아 집에 있는 빗자루를 하나 더 챙겨서 따라 내려갔다. 덤으로 낮에 움직여야 할 내 차위의 눈도 쓸 겸...
"목이 왜 그렇게 휑해요?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지. 챙겨 놓은 옷은 안 입고 왜 그래요?"
"또 잔소리네..."
"잔소리가 아내의 본분인 줄 모르시네!"
대설경보가 내린 아침에 목이 훤히 드러나게 옷을 입고 나온다. 아내의 잔소리에도 꿋꿋하게 단추를 풀고 있다. 목에 자신 있는 사람이었나? ㅎㅎㅎ
엘리베이터 안에서 예의 그 잔소리는 계속 이어진다.
"옛날 어느 부부가 등산을 갔대요. 아내가 산길에 핀 노란 꽃을 보고 보라색 꽃이라고 말했대요. 남편은 그게 아니고 분명히 노란 꽃이라고 말했지요. 서로 계속 우기다가 큰 싸움으로 번졌는데, 어느 순간 남편 '당신 말이 맞다. 그 꽃은 보라색이다.'라고 말했대요. 아내가 눈물까지 흘리며 감격해했대요.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워요.'라고 화해하며 사이좋게 손잡고 내려왔답니다."
"그 양반 참 현명한 사람이네."
그 말을 하면서 목의 단추를 잠그는 남편... (참 잘했어요~~)
장갑을 끼라고 해도 못 들은 척 그냥 나오더니 맨손을 호호 불며 차의 눈을 쓰는 남편. 차 위에 가득하던 눈을 다 쓸고 출발하면서 창문을 내리고 남편이 말한다.
"갔다 올게. 잔소리쟁이!"
"잔소리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한 줄 아세요!"
"알았어. 잔소리쟁이!"
양보의 미덕이라고... 잔소리쟁이... 힘으로는 못 이겨도 말로는 질 수 없다.
말싸움 지는 역할... 남편한테 양보한다. ~~~
포근포근 예쁘게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