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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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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휴 Jul 09. 2024

여름에 뭐 드세요?

오이지

장마가 시작되면 생활 의욕이 심하게 떨어진다. 덥고 습해서 어떻게 하기 어려운 지경에도 어김없이 끼니는 찾아온다.



주부라는 바뀔 수 없는 천명은 나를 부엌으로 이끈다.



김치냉장고에서 브런치 유미래 작가님의 레시피대로 만들어 놓은 오이지를 꺼낸다. 올리고당을 부어 놓아서 반짝거리는 오이에 벌써 군침이  돈다.





아랫부분에서 몇 개를 꺼내고 위아래를 뒤집어 꾹꾹 눌러 주고 뚜껑을 덮는다.



기다란 오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10분 정도 담갔다가 물에서 조물조물~ 헹군다. 물기를 짜서 그냥 먹어봐도 간이 딱 맞다.



팔목이 약해서 집안에서는 거의 놀고먹는 남편의 팔목을 빌린다. 물기를 꼭 짜고 양념을 시작~~



다진 마늘, 고춧가루, 설탕, 참기름, 대파, 깨를 넣고 버무린다. 고소한 냄새에 둘째도 남편도 입맛을 다시며 다가온다. 서로 간을 봐주겠다며 오이무침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엄마 제비처럼 한 입씩 넣어 주고 얼굴을 살핀다. 듣지 않아도 알겠다. 합격이다!



 올리고당을 부어서 보관하는 방법은 오이 특유의 쓴맛을 제거하고 겉면을 코팅으로 보호해 줘서 오래 보관이 용이한 꿀팁이었다.



오독오독 맛있는 소리가 난다. 밥에 비벼 먹고, 국수를 삶아 비벼도 좋다. 막걸리 안주로도 최고란다. 큰아들에게도 보냈더니 진짜 맛있다고 말한다. 다른 반찬이 없어도 오이지만 있으면 좋다.



오이 무침을 나눠 먹은 여동생이 "최고예요"라는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이 여름 맛깔난 오이지 레시피를 알려 주신 작가님께 "최고예요" 이모티콘 보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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