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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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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휴 Jul 01. 2024

수국의 계절


팔순이 넘으신 엄마는

꽃을 좋아하신다.



아무리 바빠도

꽃이 떨어지지 않았던

우물가의 화단이 생각난다.



작약꽃이나 함박꽃이 피면

뚝뚝 꺾어서 등굣길에

들려주곤 하셨다.



담임 선생님께 드리면,

활짝 웃으며 꽃을 받으시던

선생님의 얼굴도 꽃처럼 환해졌다.



늘 엄격하셨던 엄마가

꽃을 좋아하는 마음을

품고 사셨다는 것이

 이제와 생각하니 아이러니다.



철마다 엄마집 화단에는

꽃이 있었다.

개나리와 자목련이 지고,

사랑초와 꽃잔디도 물러갔다.



수국의 계절이다.

우리 엄마 마음도

풍성한 꽃이면 좋겠다.



담장에는 백합이

방문객을 반기고 있어

보기만 해도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엄마 마음은 꽃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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